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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역시나    작성일 : 18-05-08 조회수 : 244 추천수 : 5 번호 :56,817
여론 1번지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여행 다녀온 국회의원들 부추연

이번에도 '역시나'였습니다. 사실, 온 나라가 떠나갈듯 시끌벅적 난리법석을 떨 때부터 이미 눈치를 챘습니다. 언제는 안 그랬던가요. 여론이 빗발치면 간이며 쓸개며 다 내어줄 것처럼 넙죽 고개를 숙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던 그들이 아니던가. 

무슨 소리냐구요? 정국을 휘몰아쳤던 국회의원 해외출장 전수조사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퇴와 맞물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국회의원 해외출장 전수조사 이슈가 정치권에서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는 정치권의 습성이 이번에도 되풀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가 그지 없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국회의원 위법 사실 여부 전수조사 청원'은 이틀 만에 20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폭풍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김기식 전 원장이 해외출장과 정치후원금 땡처리 문제 등으로 낙마하자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 요구가 시민사회로부터 가열차게 터져나온 것입니다. 

시민들은 이 기회에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제도 개혁을 통해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원했습니다. 이 문제가 김 전 원장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꽤뚫어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 오마이뉴스


여론이 거세게 요동치자 정치권은 시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듯 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야당을 압박했습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도 전수조사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전수조사 반대는 가장 공세적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유일했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 역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정 의장은 지난달 16일 페이스북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피감기관 지원에 의한 국외출장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독립적인 심사기구를 설치하고, 국회의원의 국외출장에 대한 백서제작을 통해 그 내용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 교섭단체간 협의를 거쳐 전수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뿐이었습니다. 이후 전수조사 이야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태풍처럼 맹렬하게 정국을 휘감던 당시와 비교하면 '천양지차'입니다. 전수조사는 이제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완전히 밀려난 모양새입니다. 

물론 관련된 소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 의장은 지난 4일 '국회의원의 직무상 국외활동 신고 등에 관한 규정'과 '국회의원의 직무상 국외활동 등에 관한 지침'에 대한 제·개정을 완료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피감기관의 경비를 지원받은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은 원칙적으로 금지될 전망입니다. 

다만 국회는 외부기관의 요청으로 해외출장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엄격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었습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논란이 됐던 국회의원 해외출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합니다. 피감기관 지원에 의한 해외출장이 원적적으로 금지됐고, 예외적으로 승인된 경우라 할지라도 결과보고서 제출 의무화와 해외출장 실적에 대한 정례 점검 등의 규제 장치 역시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전수조사와 관련된 내용이 빠져있는 탓입니다. 전수조사는 국회의 잘못된 해외출장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해야 올바른 사후대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회는 과거의 잘못은 덮어둔 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정치권의 이런 모습은 사실 대단히 익숙합니다. 여론을 의식해 갖가지 입에 발린 약속을 남발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유야무야 넘어가기가 다반사였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추천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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