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2호기와 3호기도 원자로내 핵연료가 완전히 녹는 ’멜트다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후쿠시마의 방사능 누출 사고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보다 훨씬 심각한 사고가 된다.
이 신문은 도쿄전력이 16일 발표한 사고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운전일지와 그래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호기와 3호기도 멜트다운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원전 정상화 로드맵(일정표)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총리보좌관은 회견에서 원자로내 연료봉의 노출 시간과 관련 “1호기는 14시간 9분, 2호기는 6시간29분, 3호기는 6시간 43분으로 짧지않아 노심의 완전용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핵연료가 들어있는 압력용기 바닥에 있는 제어봉과 계측기기가 외부로 연결되는 관통부까지 노심 용융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핵연료가 압력용기 바닥으로 완전히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열로 계측기기가 녹은 것으로 보인다.
3호기내의 오염수에서 핵연료가 손상되면서 나온 테크네튬 등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도 용융한 핵연료가 압력용기에서 격납용기로 떨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마다라메 하루키(班目春樹) 위원장은 “3월 하순 2호기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발견된 시점에서 멜트다운 가능성을 인식했다”면서 “사고의 경위를 보면 1호기와 3호기에서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도 이미 지난 14일 2호기와 3호기의 원자로와 관련 “최악의 경우 1호기와 마찬가지로 상정된다”고 말해 핵연료 전체가 녹은 멜트다운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었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원자로내 전체 상황을 알수 없기 때문에 명확히 평가할 수 없다”면서 2호기와 3호기의 멜트다운 가능성과 관련, 확실한 언급을 피했다.
1호기에 이어 2호기와 3호기에서 사고발생 초기에 멜트다운이 일어났다면 이는 심각한 사태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그동안 원전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어서 책임론과 함께 국제 사회의 불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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