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핫이슈 > 홍콩 원정시위대 상당수 사법처리될듯

'우려가 현실로' 한국 시위대 홍콩서 연행

"한국인만 특별대우 못해"
홍콩경찰 처벌 의지 강경


	한국인 시위자가 17일 홍콩 무장 경찰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싸우고 있다.[홍콩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인 시위대가 18일 새벽 홍콩 컨벤션 센터 부근 도로를 점거한 채 잠자고 있다.[홍콩 AP=연합뉴스]


	홍콩 무장경찰이 18일 홍콩 컨벤션 센터 밖에서 붙잡은 한국인 시위자들을 호송하고 있다. [홍콩 AP=연합뉴스]

반(反) 세계무역기구(WTO) 폭력시위로 연행된 한국인 중 상당수가 사법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집회 관련 법이 워낙 엄격한 데다 홍콩 경찰이 폭력시위 재발 방지를 위해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 조사 어떻게 진행되나=연행된 한국인들은 주룽반도의 관탕(觀塘).카이탁(啓德) 경찰서 등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어 통역은 WTO 자원봉사자 58명이 맡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시위 과정에서 채증한 사진과 비디오 등 영상자료를 근거로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폭력시위 가담이 확인된 사람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연행자가 많아 대상자 선별에만 최소 2~3일이 걸릴 전망이다.

홍콩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연행된 사람 외에 16일 홍콩 주재 미국영사관 벽에 스프레이로 반미 구호를 쓴 한국인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거쳐 의법조치할 방침이다.

◆ 단호한 홍콩 경찰=앰브로즈 리(李小光) 홍콩 보안국장은 1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법을 어기고 폭력을 동원해 홍콩의 치안과 질서를 훼손했다"며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콩 경찰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안국장 기자회견 직후 리밍쿠이 홍콩 경무처장(경찰청장)은 조환복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와 만나 "연행된 시위대 중 한국인만 특별대우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그럴 경우 향후 홍콩 법 집행에 아주 위험한 선례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인 연행자에 대해 공평하고 신속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무리한 법 적용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공공질서법은 ▶불법 집회와 시위 참여자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평화질서를 해치는 폭동에 참여한 자는 10년 이하 징역 ▶시위 중 자동차.건물 등을 파괴한 경우 14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사법처리 절차=홍콩 관련 법은 혐의가 확인된 폭력 시위자에 대해 48시간 내 1차 재판을 받도록 하고 있다. 판결에 이의가 있을 경우 2차 재판을 하게 되며 일정은 보통 2~3개월 뒤 잡힌다. 시위 관련 피의자의 경우 가담 정도가 중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 1차 재판에서 보석으로 풀려난다.

홍콩 경찰은 증거가 확보된 폭력시위 혐의자에 대해 적용할 법규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속 여부는 판사가 결정한다. 일단 구속이 확정되면 미결수 구금시설인 빅토리아교도소에 수감된 뒤 재판 절차를 밟게 된다.

유죄가 확정된 외국인에 대해서는 곧바로 추방조치가 이뤄지고 차후 홍콩 입국이 거부되는 등 불이익이 주어진다. 홍콩에서는 1960년대 후반 반(反) 영국 폭력시위 이후 40여년 동안 시위와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홍콩 경찰은 밝혔다.

◆ 외교부 대응=한국총영사관 측은 연행자 석방을 위해 홍콩 경찰과 다방면으로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박경식 홍콩 영사관 치안관은 "명백하게 폭력시위 증거가 확보된 연행자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지만 단순 가담자에 대해서는 훈방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가 종료되는 대로 홍콩 당국과 적극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홍병기 기자<[email protected]>

2005.12.18 19:10 입력 / 2005.12.18 19: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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