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생 학부모 오열 속 도청 노제 거쳐 묘지 안장 “못다 한 참교육 이승에 남기고 하늘로 돌아간 스승”
▲ "참스승" 고 윤영규 선생 영결식ⓒ안형수 ‘교사를 가르친 참스승’ 고 윤영규 선생이 따뜻한 4월의 봄날 가족과 전국의 교사, 그리고 전국 민족민주사회단체인사 및 정당 인사들이 애도 속에 국립5.18묘지에 안장됐다. ▲ 박형규 장례위원장이 개회사를 하는 동안 영결식 참석자들이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안형수
'참스승' 고 윤영규 선생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위원장 박형규 송기숙)는 4일 오전 9시 5.18 기념문화관 대동홀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 500여명과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영결식을 갖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박형규 목사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송기숙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장의 고인 약력보고,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조사, 고인의 생전 활동 영상 상영, 김준태 시인이 조시 헌화 등으로 진행됐다.
박 목사는 개회사에서 “고인은 전라도의 지도자가 아닌 한국의 지도자이며 고결과 인품과 아름다운 삶을 간직 해오신 참 스승이었다”며 “마지막 영면의 인사를 드리게 된 것을 안타깝다”고 미지막 작별의 슬픔을 밝혔다.
▲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고 윤영규 선생의 미망인 이귀님 여사(오른쪽)는 내내 슬픔에 겨워 흐느꼈다. ⓒ안형수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은 조사에서 “옳은 주장을 말로 하기는 쉬워도 그것을 몸으로 실천 하기는 어렵습니다. 더구나 평생 쉬지 않고 그 길을 가기는 정말 어렵습니다”며 “고 윤영규 선생이야 말로 그런 분”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윤 선생님은 이 시대의 참교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몸으로 보여주시고 이끌어주신, 이 땅의 교사를 가르친 큰 교사”라며 “전교조 운동의 주춧돌을 놓을 실 때부터 그 폭과 깊이를 만들었다”고 교육민주화와 사회민주화에 기여한 업적을 밝혔다. 고인이 5.18 기념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한 지난 2001년 광주인권상을 수상한 바실 페르난도 아시아 인권위원회 위원장도 조사를 보내왔다. 페르난도 위원장은 “고 윤영규 선생님은 무엇보다 본인의 전 생애를 통해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운동을 위해 싸워온 전라도가 잉태한 겸허하고 고결한 한 사람으로 기억 될 것”이라고 고인의 업적과 인품을 기렸다. ▲ 영결식장을 빠져나오는 고 윤영규 선생 영정과 운구 행렬 ⓒ안형수
김준태 시인도 ‘조시’에서 ‘선생님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참교육 참사랑의 개척자였다’며 ‘참교육의 큰 스승 한국민주화와 광주항쟁의 큰 지도자이신 고운 아버지여 부디 꽃등 밝혀 편히 가소서’라고 고인을 보내는 슬픔을 노래했다.
이날 영결식장에서는 노태우 정권 시절 전국 교사대회에서 수 천명의 전교조 조합원들 앞에서 교육민주화와 참교육 그리고 사회민주화를 외치는 당찬 모습을 담은 생전의 활동모습이 상영되기도 해 행사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편 고인의 가족을 대표해 일곱 딸 중 셋째인 가현씨는 ‘아빠에게 드리는 글’을 눈물로 읽어 내려가자 참석한 대부분의 추모객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가현씨는 ‘이승에서 힘 들었던 모든 것 다 훌훌 털고, 뒤돌아보지 말고 편히 가십시요. 쉬고 싶다 하시더니 이제는 정말 편히 쉬세요’라고 슬픔의 눈물로 아버지와 작별인사를 고했다.
호상을 맡아 장례를 진행했던 정해숙 전 전교조 위원장도 감사의 인사말을 통해 “고인 참교육과 사회민주화 뜻을 이어서 장례진행 과정처럼 서로가 다툼없이 서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서로 손잡고 노력해나가자”고 대동단결을 호소했다.
▲ 놀이패 신명의 강혜림씨가 넋을 위로하는 씻김굿을 펼치고 있다.ⓒ안형수 영결식을 마치고 운구차량은 평소 고인이 다니던 무진교회에서 잠시 머물다 금남로를 거쳐 전남 도청 앞으로 향했다.전남 도청 앞에서 진행된 노제에서 박석무 5.18 기념재단 이사장은 “묵직한 선생의 발걸음 뒤에는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은 선각자의 실천과 헌신이 있었다”며 “시대의 질곡을 함께한 선생이야 말로 우리시대의 참스승이고 실천가였음을 다시 한번 떠 올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진 ‘넋풀이 한마당’에서는 극단 ‘신명’ 강혜림(33)씨의 씻김굿 통해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저승으로의 편안한 길을 인도했다. 강 씨가 춤이 이어지는 동안 전남 도청 앞은 ‘선생님 영원히 가소서’, ‘영원한 참스승 사랑 합니다’라는 추모의 만장 20여기가 펄럭인 가운데 지나가는 시민들의 추모인파에 묻히기도 했다. ▲ 만장.ⓒ안형수
씻김굿을 한 강 씨는 “고3 시절 전교조 참교육 1세대로서 고인을 뵌 적이 있었다”며 “훌륭한 선생님이 편안히 저 세상으로 가시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고 고인의 마지막 길에 추모의 마음을 보탰다.
고인의 운구는 오후 12시25분에 국립5.18 묘지 ‘민주의 문’에 도착,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잔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고인의 초상화, 영정사진, 국민훈장 모란장이 앞서고 가족, 각계각층 추모객과 교사들이 뒤따른 ‘5.18민중항쟁 추모의 탑’을 지나 묘지번호 ‘5-51’번에 도착했다.
‘내게는 희망이 있지 않느냐’, ‘교사도 노동자다’ 세상을 바꾼 '참스승'
고인의 하관식은 2백여명의 추모객들이 지켜본 가운데 고인의 1년 후배이자 평소 친구같이 지내며 우정을 쌓아온 강신석 목사의 진행으로 찬송가와 성경낭독, 박형규 목사의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
▲ 민주의 문을 나서는 운구행렬.ⓒ안형수 강 목사는 “‘왜 그리 힘들게 사느냐’라는 물음에 ‘내게는 희망이 있지 않느냐’, ‘교사도 노동자다’는 이 한마디로 역사를 변화시켰고, ‘노동하는 모든 것은 순수하고 아름답다’”며 “희망과 노동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셨다”고 “이제 영원한 안식처로 가셨다”고 고인의 영면을 축원했다. 박 목사는 “고인의 정신을 이어 받아 이 나라 민주화와 통일 온 세계 평화를 위해 일 할 수 있도록 축원 한다”며 고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운구에 흙이 뿌려 질 때 가족들과 지인들은 슬픔에 복 받쳐 오열을 하기도 했다. 이날 하관식은 오후 1시 15분에 마쳤다. 한편 광주전남 및 전국 곳곳에서 모인 전교조 교사들은 ‘5.18민중항쟁 추모의 탑’앞에서 약식 집회를 갖고 고인의 참교육 정신을 이어 받아 교육현장에서 뜻을 이뤄가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국립5.18 묘지는 4월의 따뜻한 봄볕과 참교육의 함성이 가득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가득찼다. ▲ 도열한 운구행렬.ⓒ안형수
▲ 추념탑에 도착한 고 윤영규 선생의 운구행렬.ⓒ안형수 ▲ 민주의 문에 들어오는 운구행렬.ⓒ안형수
▲ 망월동에 도착한 운구행렬.ⓒ안형수 ▲ 고 윤영규 선생의 이귀님 여사가 오열하고 있다.ⓒ안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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