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으로 입대하고 싶어서 시력 수술까지 받았어요."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신체를 훼손하는 사람도 있지만, 수술까지 받아가며 군대에 가려는 사람도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52)의 차남으로 오는 9일 현역 입대를 앞둔 조재영 씨(21ㆍ왼쪽).

조씨는 최근 렌즈 삽입 수술을 받았다. 조씨의 시력은 12㎝ 앞 사물도 명확히 식별하기 힘든 -12디옵터에 불과하다. 병역 신체검사 때 눈이 나빠 보충역 기준인 4급 판정을 받았지만 그는 현역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일념으로 수술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그는 미국 영주권자다. 마음만 먹으면 군대에 안 가도 되는 신분이다. 과거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들과 대조적이다.

재영 씨의 입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의 입대로 부친 조 회장과 장남 재석 씨(23)에 이어 세 부자 모두 군대에 자원 입대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 것.

부친 조현정 회장은 원래 고막이 터져 군대에 안 가도 됐지만 이를 숨기고 훈련소로 입소했다가 군의관에게 적발돼 보충역으로 근무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장남 재석 씨도 2007년 군에 자원 입대했다. 컴퓨터 분야에서 재능을 보여온 그는 미국 영주권자로서 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96년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를 직접 제작할 정도로 일찍이 컴퓨터 영재로 주목을 받았다. 재석 씨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02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교를 졸업할 때 미국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명문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과학과에서 공부했다.

IQ 148 이상인 사람들의 모임 멘사 회원이기도 한 재영 씨는 중3 때인 2004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는 명문 조지워싱턴대 생명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재영 씨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서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인생공부라고 생각한다"며 "확고한 국가관이 밑받침되지 않고서는 글로벌 시대에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없다"고 자원 입대 배경을 밝혔다.

이번 차남 재영 씨의 입대에 대해 조현정 회장은 "군 복무는 국가시스템을 체험하며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아들의 판단을 누구보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회장은 "나약한 정신을 일깨우고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곳이 군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아들도 더 크게 성장하고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