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이념적인 것만 다루기도 지겨울 땐 한번쯤 민생에 관한 것을 다루어 봄직하다.

그래서 민생 포퓰리즘에 대하여 몇자 쓰고자 한다.

일전에 지인으로부터 전화로 해괴한 질문을 받았다.

“전세값이 왜 폭등하는 줄 아느냐?”고.

난 무슨 진기한 답을 기대하는 것 같아 답을 얼버무리면서, 무슨 뾰족한 답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말하길, “전제 공급의 전제가 다주택인데, 양도세 중과에 따른 1가구 1주택 정책 때문에 남에게 전세 줄 집을 구입할 수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아 그렇다. 1가구 1주택? 전세가 발생할 수 없다.

전세의 근거는 인적으론 세입자와 집주인이지만, 무주택 세입자와 다주택 집주인 없이는 전세가 생길 수 없는 법이고, 양도세 등으로 다주택 소유를 압박하면 결국 무주택자는 주인 없는 집을 찾으라는 소리 아닌가!

그러므로 개인이든 법인이든 전세공급자인 임대인은 당연히 ‘1가구 다주택’이어야 한다.

결국 1가구 1주택으로 전세를 만들려면, 집주인은 자기 집에 세입자만 살게 하고 자신은 길바닥에 노숙해야 하든지, 그게 아니면 세입자에게 주인 없는 전세집을 공급하라는 소리 아닌가.

1가구 다주택이 아니면 정부에서 전셋집 지어서 전세놀이 하라는 소린가?

그럼 수지가 맞나? 집값보다 비싸게 전세금을 받지 못하면 영영 적자인데!

결국 다주택자가 보유비용을 물면서 전세금으로 보상받는 방법 밖에 없지 않은가.

또 하나 웃기는 사실은, 앞으로 주택은 “소유개념이 아닌 거주 개념”이란다.

1가구 다주택은 안 되고 거주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웃기는 소리다.

그렇다면 거주개념은 곧 점유상태인 임차를 의미하므로, 결국 다주택소유자와 임차인의 관계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주인이 없는 집에 세 들어 살라는 소리 밖에 더 되나.

임대인 없이는 임차인도 없는 것 아닌가.

상시 유동적인 과정이 정상임을 적시하지 못하고 항상 완전하고 고착된 결과를 숭상하면서, 기초적인 산수도 생각 못하고 경제학 지식의 과시에만 몰두하다 겨우 생산해낸 ‘거주개념시대’와 ‘1가구1주택’이라는 사탕발림에 귀가 솔깃한 민심 때문에 오늘도 전세는 하염없이 오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지금도 타임 렉(time lag)을 고려치 않고 아파트 ‘공급’을 ‘입주’시점이 아닌 ‘분양’시점으로 착각하는 민심잠재우기식 정책 때문에 정책시차 적응에 실패하는 불만자만 양산하는 실태가 안타깝다.

뿐만 아니라 세율이 높을수록 감면규정이 많아지는 점을 간과하였는지, 아직도 부동산에 관하여는 예외규정 해당여부에만 몰두하도록 만드는 법체계도 문제다.

“원칙은 간단하고 예외는 적으며, 이행은 쉽고 처벌은 무겁게”하여 “머리 나쁜 사람이 쉽게 따르도록, 머리 좋은 사람들이 요령부릴 이유가 없도록” 만들지 않으면 제도와 정책은 입안자와 추진자들의 아이큐 경진대회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예 깊은 뜻이 없을 바에야 괜히 머리 자랑을 하지 말란 거다.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