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네 말대로 그냥 미제국주의자의 식민지로 살 테니까

아는 사람 마누라 중에 반미주의에 극성인 여자가 있었는데, 미 제국주의 어쩌고 욕하고 이라크 후세인 편드는 소리해대고 하던데, 희한한 것은 그 사람이 미국이나 영국으로 혼자 반년짜리 출장 갈 땐 살림을 통째로 바리바리 챙겨서 애들까지 데리고 가서 어학공부까지 시킨다며 요란 떨면서 가서는 귀국한 후엔 고생했다고 호들갑떨던데, 그 사람이 중동에 2년짜리 출장 갈 땐 아예 안 따라가더란 거다.

또 재미있는 것은 먹을 게 없어서 굶어죽는 북한 놔두고, 먹을 게 남아돌아 살쪄서 고민하는 우리를 미제국주의자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고 빨갱이들이 난리 피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미 제국주의 식민지’ 상태는 잘 먹어서 살찌는 것이고, ‘해방’은 죽도록 ‘다이어트’ 하는 것, 즉 ‘다이너마이트’ 하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빨갱이 말대로 잘 먹고 싶으면 미 제국주의 식민지가 되면 되고, 굶어죽고 싶으면 스스로 해방(?)되어 주체적으로 살면 되는 거다.

임수경이 탈북대학생 백요섭에게 ‘변절자’가 어쩌고 한 모양이다.

임수경이 말한 변절이란 ‘김일성 왕조에 왜 충성하지 않았느냐’고 하는 자신의 정체성이 포함되어 있다.

멀쩡한 인간이 빨갱이로 변신한 것은 변절자 아니고, 김일성 왕조에서 등을 돌린 변절자라고?

하긴 변절이란 말을 먼저 선점해버렸으니, 내가 쓸 수 있는 말은 배신이란 말 밖에 없다.

그래 백요섭은 김일성 왕조에게 변절한 거지만, 임수경은 대한민국을 배신한 것이다.

자신만 빨갱이면 됐지 왜 남에게 변절자 소리 해가며 자신의 반역을 옹호할까? 제 발 저린 것인가.

그래, 빨갱이라는 색깔론이 싫은가. 그럼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우린 네 말대로 미제국주의자의 피압박을 받는 식민지로 살 테니까, 너는 김정은이한테 가서 영원히 주체적으로 행복하게 살아보라는 거다.

우린 미제 식민지로 살 테니까, 너만 해방되라 이거다.

하긴 그런 해방 어쩌고 하며 너보다 한참 어린 풋내기 김정은을 숭배해야 한다는 네 마음도 속으로는 한심한 기분이 들지 모르지만,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을 가르치려드는 너를 보면 너보다 486 선배인 나도 더 한심하단 생각이 든단 말이다.

예전에 ‘통일의 꽃’이라고 하니까 듣기 좋았던 모양인데, 깨놓고 말해서 지금 나이에 꽃이란 소리 듣기엔 좀 징그럽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낸 세금으로 미제국주의자들의 밥을 축내고 있지 말고, 너의 조국, 북조선으로 가서 통일의 ‘유기농 밑거름’(?)이 되거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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