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북괴의 ‘방북시 종북발언’ 공갈에서 자유롭다는 점과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더욱 확고히 주둔할 것이라는 발언 때문이다.

우선, 현충일 날 “북한보다 남한내 종북세력이 더 문제”라고 발언한 이후, 때마침 민통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 수사와 겹쳐서 한창 종북세력 척결의 여론이 들끓을 때, 북괴는 김-노 정권 기간 동안의 방북자들의 방북기간 동안의 발언 중에 종북발언으로 약점 잡힐 만한 ‘비공식’ 발언들을 상당히 확보하였으니 이를 공개하겠다고 엄포 놓는 바람에, 박근혜, 정몽준, 김문수를 비롯한 대선후보와 새누리당이 찔끔하며 주춤하게 만든데 반하여, MB는 그런 북괴의 대남공갈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이다.

사실 MB가 떳떳하다고 해서 그것이 MB의 의지 때문이었던 것은 아니다.

스스로 참담한 몰락을 초래할지도 모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하여 임태희를 시켜 대북비밀접촉 등 일을 저지르다 실패한 부산물인데도, 하필이면 그것이 북괴가 방북시 비공식 발언 가지고 종북문제를 야기하려는 수작으로부터 자신이 떳떳할 수 있도록 지켜줄 줄은 몰랐을 것이다.

다만, 임태희의 대북비밀접촉시 한 발언 중에 트집잡힐 것은 없을까 하는 게 우려되는 점이다.

그리고, 전작권 전환이후에도 한미연합사 휘하에 주한미군이 존속할 것이라는 발언을 미국이 스스로 천명한 것 또한 MB에겐 여간 큰 정치적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철수하는데서 생긴 여유로 아파치 헬기 부대를 증원하고, 한강 이남으로 전면 이전하려던 계획에서 적어도 포병은 한강이북에 계속 잔류시키며, 더불어 한번도 외국의 지휘를 받아본 적이 없는 미군이 전작권 전환 후에 우리가 주도하는 한미연합사의 지휘를 받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곁들였다는 데서 MB의 ‘복’을 넘어 ‘덕’처럼 비춰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물론 우리와 다른 미국 나름의 속내야 따로 많이 있겠지만, 대부분 우리의 안보와 체제수호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감안한다면, 임기의 대부분을 날려버린 얼마 전까지 보여준 MB의 안보불감증에 비추어볼 때, 달리기 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동전 줍고, 바람피우려던 계획이 깨지는 바람에 사고 면하고, 헛다리 딛는 바람에 뱀 잡는 식의 MB의 행운을 보면, 대단히 운이 센 사람인지 하늘이 돕는 사람인지 의심될 지경이다.

그러나, MB의 행운인지 우리 국민의 축복인지 몰라도 복을 낭비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동전의 뒷면 나오게 하려고 던진 게 계속 앞면이 나온다고 좋아할 게 못되는 것이, 동전의 앞면만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나중에 뒷면이 나올 확률을 따로 비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빠지게 놀고도 일이 잘 풀린다고 계속 얼빠지게 노는 것이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온갖 망동을 저지르는 종북세력들이 발호하는 것을 미지근한 소리나 둘러치며 방치하다간 언제 운세가 역전되어 평소에 뻔히 되던 일도 안 되는 망조가 도래할 지도 모를 일 아닌가.

어쨌든 하늘이 도울 때 해야 할 일들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행운으로 보호되어 눈이 가리워진 MB가 이를 챙길지 기대를 접은 지 오래이지만, 이왕 하늘이 도우려면 MB의 눈이나 제대로 뜨게 해줘서 종북세력이나 척결되게 해주소. <끝>

※ 덧붙여, 대북강경론자였던 정몽준이 남한핵무장론을 주장한지 단 하루만에 ‘이석기ㆍ김재연의 제명을 반대’하였던 것도 어쩌면 이러한 북괴의 공갈을 사전에 인지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지만, 방북하지 않은 중앙일보 논설고문 김진과 똑같은 날에 우파적 의지가 꺽인 ‘이석기ㆍ김재연의 제명을 반대’ 소리를 하는데서 보면 북괴의 공갈이 아닌 특정종북세력에 의한 타깃성 신변위협 때문일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겠다.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