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이 28일 노무현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관을 지낸 허평환 국민행복당 대표를 특보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정작 허 대표는 3시간여만에 새누리당에 전격 입당했다. 체면을 구긴 문 후보 측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허 대표를 맹비난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특보단 추가인선을 발표하면서 허 대표를 안보 정책특보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시간 30분 뒤인 오후 2시 허 대표는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허 대표는 회견문에서 “수많은 장병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대한민국의 해상영토 경계선인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반드시 사수돼야 한다”며 “NLL을 부정하는 종북좌파 세력의 집권을 결코 좌시할 수 없고, 국가경험이 전무한 선동가적 기회주의 정치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에 대해서는 “원칙과 신뢰를 정치철학으로 삼아 치열한 정치현장에서 이를 몸소 실천했다”며 “수많은 정치적 난관과 시련을 오뚝이처럼 이겨내고, 국민과 소통하고, 대한민국을 통치할 경륜과 능력을 갖춘 후보는 박 후보 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허씨는 지난 22일 신계륜 특보단장을 찾아와 스스로 선대위 합류의사를 밝히고 선대위직 임명을 요청했다”며 “선대위는 허씨 요청을 검토해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오늘 특보단 추가 인선 발표에 포함시켰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런 허씨가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로 유감스럽고 어이가 없다”며 “우리당에도 안보전문가가 많은데 허씨가 새누리당에 입당하겠다고 했다면 특보단에 포함시켰을 리가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허 대표는 민주당에서 특보를 공식 제의받은 적도 없고, 입당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도 없다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그쪽에서 자꾸 만나자고 해서 신계륜 의원을 한 번 만난 적은 있다”며 “이후 특보로 임명하겠다는 전화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새누리당과 (입당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고, 이후 구체적인 협의가 없었다”며 “어떻게 나도 모르는 특보(발표)가 나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허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민행복당을 창당해 지난 4·11총선에서 28명의 후보를 냈으나 원내진출해 실패해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