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대중 /25=끝/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
# 1
정치인 김대중씨, 소파에 앉아 눈을 지긋이 감고 꼿꼿한 자세로 앉아있다.
# 2
고개를 팍 숙인다.
# 3
비스듬히 몸이 기울어진다.
꿈나라. 은하계의 어느 별.
시간신(時間神)이 옥좌에 앉아 있고
김대중씨,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 4
시간신 : 그대, 조금 전에 무슨 생각을 했는고?
김대중 : 내일 무슨 맛있는 음식을 먹을까, 그걸 원대하게 구상해 봤심더.
# 5
시간신 : 김정일 아우 걱정은?
김대중 : 그눔으 자슥, 인젠 저도 포기했심더.
# 6
시간신 : 북한 인민 걱정은?
김대중 : 그건 김정일 몫 아니어라우?
# 7
시간신 : 그런데 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는고?
김대중 : 저는 원래 저보다 힘센 높은 분한테는 무릎 꿇으라는 교육을 부모님한테서 배웠심더.
# 8
시간신 : 부모님 성함은?
김대중 : <놀란 표정이 되어> 그건 이 놈의 귀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질문이어라우. 자고이래(自古以來)로 영웅호걸은 출생에 비밀이나 신비가 따르는 것 아니어라우?
# 9
시간신 : 자네도 정직할 때가 있군 그려.
김대중 : 저는 절대로 거짓말 하지 않습니더. 그때그때 최선의 정직을 보여 줄 뿐인디, 다만 앞말과 뒷말에 모순이 살짝 끼어있을 뿐이어라우.
# 10
시간신 : 그려, 그려, 어서 집에 돌아가서 맛있는 것이나 실컷 잡수시게.
김대중 : 정직하게 말씀드릴작시면, 저는 맛있는 걸 먹는 재미로 살아가는 식도락가이온디… 세상에 먹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 워디 있당가요, 잉? 시간신님도 어느 하루 저의 집에 오셔설라무네 거시기, 제가 즐겨 먹는 산해진미를 거시기 쪼깬 …….
/070422해/가짜는독약공짜는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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