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김구가 남북협상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역사에 있어서 말이다. 역사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다. 하지만 김구가 만약 1948년의 남북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역사에서의 김구에 대한 평가는 어떠했을까?
아마 북한측의 주장과 같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지금 북한측의 주장처럼 김구는 그저 해방공간에 존재했던 반공테러단의 두목들 중의 한사람 정도로 기록되었을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분명 해방정국의 우익단체인 백의사의 염동진, 대동청년단의 지청천, 민족청년단의 이범석, 서북청년단의 선우기성, 반탁학련의 이철승, 대한청년단의 김두한 등을 동시에 움직일수 있었던 몇안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 김구였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분명히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지금의 김구는 과장 과대평가된 것이다. 다분히 친북세력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과대평가되고 과대포장된 것이다. 정말 남북협상이나 좌우합작이 중요한 덕목이라면 김구 보다는 여운형, 김규식, 조만식, 조봉암, 조소앙, 안재홍 같은 사람들이 널리 추앙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어디 현실이 그런가?
김구의 평가는 거의 제 역할보다 훨씬 부풀려져서 절세의 애국자인 양 과대 과장평가된 것이다. 이는 박정희 정권의 의도적인 태도 때문이였을 것이다. 이승만 외에 다른 애국자를 찾아야 겠는데 마땅한 사람은 없고 반공주의자 중에서는 김구가 가장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었을테니까... 김구는 반공주의자였다. 반공주의자로서의 전반적 생애는 도외시한채 막판 1년의 활동만을 놓고 크게 클로즈업하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좌우합작과 남북협상 문제를 놓고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만일 김구가 만약 처음부터 남북협상을 주장하려면 46년 김규식과 여운형, 안재홍 등이 좌우합작 할때 참여했어야 했다. 하지만 김구가 남북협상에 참여한 것은 그시간을 최대한 앞당겨 잡아도 48년 3월에서 1월이다. 이미 여운형은 암살되고 좌익은 이미 46년 9월 사실상의 정부인 인민위원회를 세우고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추대한 뒤였다. 그리고 47년 북한측에서 따로 농지개혁을 실시한 뒤였다.
김구는 처음부터 이승만의 단독정부수립을 반대한 것이 아니다. 사실상의 단독정부론은 46년 9월 정읍발언에서 나왔다. 이승만의 단독정부 론이 나왔을 때도 김구는 우리는 목숨걸고 이박사의 명령에 복종합시다 라는 지지를 표명했는가 하면,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독립당의 총재직을 이승만에게 양보하려고도 하였다. 이는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1940년대편 1권과 2권에도 나올 정도로 신빙성이 있었던 증언들이다. 김구는 이승만에게 한국독립당의 총재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지만 전국민의 국부이고 싶었던 이승만은 한국독립당 총재직을 거절했다. 한민당의 총재직을 받아들였던 것도 아니다. 그런가 하면 김구는 한국독립당과 한민당 사이에 통합을 추진하려 했다.
그런가 하면 2008년에 도진순씨가 편집한 백범어록 중 1947년 12월 2일에 김구가 발표한 글에서는 이승만 박사와 의견이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조선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의 1947년 12월 2일자 기사로 발표가 나간 내용이다.
그러다가 장덕수 암살사건때에 김구가 법정까지 끌려가는 수모를 겪었음에도 아무도 김구를 지원해 주지 않자 김구는 그 무렵부터 노선을 변경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김구, 환상속의 김구와는 전혀 다른 행적이 아닌가?
한민당에서 인촌 김성수는 한독당과의 통합에 찬성했지만 장덕수는 한독당과 통합하면 당을 통째로 임시정부 사람들에게 헌납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런가 하면 장덕수는 미소공위에 참여해야 한다며 미소공위 반대를 말하던 김구와 사사건건 충돌하기도 했다.
장덕수 암살 때 붙잡힌 박광옥과 배희범은 현직 경찰관이었고, 그들을 사주한 김석황은 임시정부 한국독립당 정무위원이자 국민회의 동원부장이었고, 조상항은 국민회의 비서장이었다. 미군정청이 장덕수 암살의 배후를 김구라고 의심할 만한 여건은 충분했던 것이다.
만약 반공인사 김구가 남북협상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지금쯤 친북 주사파들이 열혈 반공주의자 김구를 미화하고 찬양할까 상당히 의심스럽다.
김구의 역사적 평가는 지나치게 과대 과장평가되어 있다. 과대 과장평가되었던 박정희가 지난 주사파 정권, 주체사상파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간 지나치리만큼 깎여내려진 일이 있다. 김구도 마찬가지이다. 지나친 미화나 과대 과장평가를 벗어내지 못하면, 지난 주사파 10년동안 박정희가 당한 것처럼 지나친 부정을 겪게 될 것이다.
김구에 대한 과장 과대평가를 벗어야 한다. 과대 과장평가나 미화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이 어른의 업적은 업적이지만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리고 그나마도 김구가 살아온 업적에 대한 숭배나 미화가 아닌 생애 마지막 1년을 놓고 지나치게 확대해석 하는것도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다.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던 이승만은 상대적으로 재조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명받지 못했던 장택상, 이범석, 이시영, 조병옥, 조봉암, 장면, 김병로, 이인 등 다른 초기 우익인사들에 대한 재평가와 재조명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미화되어 온 김구나 과도하게 비판받아 온 박정희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찬탄 보다는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를 현재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한마디로 무식 무지한 행위며, 과거가 되었든 현재가 되었든 그 사람과 그의 업적, 공과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수 있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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