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을 결여한 사법부의 PD수첩 관련 판결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에 따른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의 혐의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법원의 첫 선고가 20일 오늘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조능희 PD 등 제작진 5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PD수첩은 2008년 4월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과 2주 후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를 방영했고, 미국산 쇠고기수입이 광우병을 부른다는 ‘광우병 촛불시위’가 온 나라를 들썩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광우병 쇠고기 보도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이들 제작진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과장 보도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하고 쇠고기 수입업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의 취지와 이유에서 보도내용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어 허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보도행위는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사건의 보도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여부 및 이 사건 쇠고기 수입협상의 문제점을 비판하였던 것이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피해자들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무죄판결에서 보도내용이 허위가 아니라고 한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내린 PD수첩에 대한 '시청자에 대한 사과' 제재 의결 판단과 서울남부지법에서 농림식품수산부가 PD수첩을 상대로 낸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광우병 보도' 일부분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 판결에 대해 사법부는 어떻게 해명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상식과 법감정을 벗어나는 판단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판결은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 부작용은 사법부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동일한 사법부 내에서 일관성 없는 판결들이 나오는 상황도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최종판결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법부가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2010. 1. 20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