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지역 5개 농협 오늘 일제히 선거 … 반대 후보자 많아 수작업 개표 결정

선관위 “의식 변하지 않으면 이런 사례 계속될 것”


【홍천】분당 300장 이상의 빠른 개표를 자랑하는 전자개표기가 농촌지역 선거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홍천군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일제히 치러지는 관내 홍천농협, 화촌농협, 남면농협, 내면농협, 서석농협 조합장 선거 개표에 전자개표시스템 실시를 반대하는 후보자가 많아 수작업 개표를 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관내 농협조합장 선거 결과는 고전적인 수작업 개표를 통해 밤 10시가 넘어서야 당락을 알 수 있게 됐다.


2002년 6·13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된 전자개표시스템은 유권자가 투표지에 표기한 이미지를 스캐닝해 후보자별 득표사항을 집계하고 동시에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분류·배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홍천의 경우 그동안 기기 조작 및 관리 미숙, 선거과열에 따른 불신풍조 등으로 조합장 선거마다 전자개표 결과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후보자 및 유권자들의 연령이 50~60대로 높은 것도 수작업을 선호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수작업은 개표에 따른 일희일비를 느낄 수 있는 대신 전자개표는 고장 시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홍천군선관위는 당초 이번 5개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5대의 개표기 외에도 인근 시·군선관위에서 추가로 기기를 빌려와 사용할 예정이었다.


군선관위 관계자는 “개표 물량이 6·2 지선에 비해 많지 않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수작업을 하기로 했다”며 “개표방법이 첨단으로 변해도 투표에 나서는 입지자와 지지자들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 한 이런 사례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광희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