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죄를 처벌하지 않도록 만드는 여론조작 방법이 있다.

강간 피해자의 수치심 극복 방법을 주된 문제인 것처럼 담론의 장을 옮기는 것이다.

그러면 강간범죄에 대한 처벌문제에서 피해자의 수치심 문제로 저절로 패러다임이 바꿔치기 된다.

그 사이에 강간범에 대한 처벌은 심리치료라는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실질적으로 면책되게 된다.

조선일보의 요사스러운 사설이 심기를 괴롭힌다.

제목이 『‘무상급식’ 싸움에 아이들 점심 부실해져서야』라는 제하의 사설이었는데, 한마디로 좌파 포퓰리즘의 산물인 무상급식의 고착을 당연시하려는 좌파적 정서의 논조였다.

그 사설 어디에도 공짜중독의 위험성과 좌파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구절은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영양개선, 재원증액 등에 관한 것이 주 내용인데, 이는 실질적으로 무상급식을 안착시키고픈 좌파적 발상을 당연시 하려는 정서에서 쓴 사설이 아닐 수 없었다.

사설 맨 끝에 두 구절의 부추김에서 새빨간 얌체증서의 백미를 이룬다.

인용하자면, “다 같이 내라고 하면 ‘무상’이라는 이름이 다치게 될까 염려한다면 원하는 학부모들만 자발적으로 내게 해도 될 것이다. 무상급식이 옳으니 그르니 하는 어른들 다툼 때문에 아이들 점심 식사가 부실해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로 되어있다.

한마디로 무상급식의 존폐문제를 무상급식의 품질문제로 바꿔치기 하여, 무상급식 폐지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저절로 차단할 뿐만 아니라 안착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중앙일보의 김영희, 권영빈, 노재현처럼, 조선일보가 좌빨먹물류로 잠식되어 감을 정말 실감한다.

유홍준, 장하준 같은 이가 필진으로 오를 때부터 그 기미는 시작되었던 것 같다.

방송에서 31명의 탈북 표류민 중 27명의 송환에 대한 뉴스를 보면 심기가 괴롭다.

가장 기분 나쁜 표현은 “송환무산 위기”, “27명은 돌아가지 못했다”라는 새빨간 ‘걱정’이 담긴 용어다.

즉, 31명을 돌려달라는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데, 우리가 4명의 귀순월남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무산된 것인 양, 마치 북괴의 입장에서 남북관계의 성패기준을 논하고 있는 작태 말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송환위기 타개”라고 해야 하지 않나.

북한으로 27명이 가지 않고, 남한에 31명 전원이 남게 될 가능성이 어찌 나쁜 것인가.

여기에다 “남북관계경색”, “한반도 긴장완화” 같은 잣대로 김정일의 입맛에 맞는 소리를 지껄일 텐가.

그 따위 기준은 전부 김정일의 신변안전 기준 아니었나.

하늘의 뜻인지 북괴의 핑계로 27명을 아직 북송하지 못한 모양인데, ‘4명이 빠진 상태로 받아들이지 않겠다.’, ‘판문점이 아닌 해상 탈출루트로 보내달라.’는 소리가 이미 체제위기를 방증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그런 요청을 아예 묵살한 채 저들이 ‘납치’라는 누명을 씌우든 말든 31명 전원을 남한에 안착시키면 될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무상급식과 북송위기를 보도하는 태도를 보면, 방송과 신문의 말장난이 반역을 옹위하는 어법 위주여서 자칫 국민들이 오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송과 신문은 진실에 대하여 거부감을 가지고 진실을 왜곡하는 ‘선동기구’ 아닌가.

그럼에도 이따위 반역적 요설쟁이들을 교과서에 나오는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해 줘야 하나?

차라리 없는 게 더 좋은 것 아닌가.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