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공개된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의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25회는 ‘유령정부인가? 페이퍼 컴퍼니인가?’라는 주제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논평했다.
이 논설위원은 논평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유병언이란 기업주의 잘못된 기업윤리,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포기한 선장의 무책임과 공동체 윤리 결여, 해경의 직무태만과 무능, 정부부처의 위기관리 실패 등 4단계 실패”라고 진단했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그는 “기업과 정부 모두 정상적이지 않았음이 한번에 다 드러난 사안”이라며 “마치 손발을 맞춘 것처럼 하나 같이 엉터리일 수 있을까?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 논설위원은 정부 대응의 문제점이 집중 부각되자 정부의 회피 전략이 가동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소유주와 선장의 악마화에 초점을 맞춰 온갖 부조리와 혼선, 무능, 실패를 한가지로 환원시키려는 것”이라며 “검찰이 청해진해운의 사주 유병언의 개인 비리까지 추적하는데 이 불행에는 정부의 책임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회피 전략은 당연히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대통령은 잘하는데 청해진해운 측, 해당 부처가 잘못한 것처럼 구도가 짜여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이 논설위원은 대통령 1인 중심의 국정운영도 비판했다.
그는 “국무회의, 청와대 회의 등 대통령이 말하면 나머지는 거의 전부 고개 숙인 채 받아적는다”며 “토론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는 1인에 의한, 1인을 위한, 1인의 국정방식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부 인사들 눈에는 대통령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정부의 실책이 발생하면 먼저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버릇이 생겨, 총리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사과한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행을 경찰이 차단한 것 등도 그런 현상의 하나”라고 이 논설위원은 분석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책임제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아닌 단지 대통령을 보좌하는 총리가 사과했다”며 “대통령은 잘못한 정부를 혼내는 정부 밖의 위치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정부 관료들의 잘못을 질타했는데 그게 나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논설위원은 여야 정치권에서 전면 개각설을 내비치는데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안전을 강조하면서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꿨지만, 알다시피 지금 제대로 한게 없다”며 “총리, 장관을 바꾸기 전에 박 대통령의 통치방식을 바꿔야지, 장관 얼굴만 바꾸는 것은 소용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유언비어가 돌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논설위원은 “확인되지 않는 유언비어 등이 인터넷이나 SNS에서 표출되는 것이 문제인데, 이는 시민들의 합리적 토론으로 풀어야지, 그걸 정부가 통제한다는 발상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이 모든 것을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라며 “그런 반응은 오히려 정부의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논설위원은 끝으로 규제의 역효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2008년 노후 선박 10년 연장의 규제 완화가 4년뒤 비극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안전, 환경 가리지 않고 규제 풀라고 했는데, 이 규제 완화쇼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세월호 사건이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도 규제가 암덩어리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논설위원은 끝으로 “대통령만 있고 정부가 없다. 정부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유령정부, 페이퍼 컴퍼니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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