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컬럼]미운 놈은 잡고
노무현씨의 동업자들이 10개월도 못되어 줄줄이 몰락한다는 신문보도에 접하여 감개가 무량하다.
죄 많은 자가 아무 말 없이 가만있다가 붙잡혀 범행이 들어나면 그런가 보다할 수는 있지만 목청을 높이어 결백을 주장하던 자가 덜미가 잡히어 범행한 사실이 들어나기 시작하면 일반국민은 배신감에 사로잡혀 더욱 큰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작년에 대선을 치루고 난 뒤 노씨는 “나는 조직도, 계보도, 돈도 없이 민주당 후보가 됐고 대통령이 됐다”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되풀이하며 자신의 정치활동의 깨끗함을 과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검찰의 수사를 받은 염동연, 안희정, 양승길, 최도술, 선봉술, 이광재씨등은 아무런 혐의 사실도 없는데 그렇게 당하는 것이겠는가. 한마디로 하여 노씨의 주변에서는 구린내가 나고 노씨 자신은 그 구린내를 맡을 수도 없을 만큼 마비된 인간인 것이다.
처음에는 검찰에 큰 기대를 걸어 보기도 했지만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패배한 야당은 쇠뭉치로 때리고 승리한 여당은 솜방망이로 두들기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사실을 사실대로”라는 수사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계획된 수사가 아니냐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노씨 주변 사람들은 먹어야 1억 또는 3천만원 정도이고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수백억이 문제가 된다니 정말 앞날이 걱정스럽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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