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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 6곳 해킹 충격
해킹파일 中우회… 남·북한서 만들었을수도

[조선일보 백강녕 기자] 6개 국방·해양 관련 정부기관에서 정보를 빼낸 해커가 해킹을 위해 보낸 e-메일의 발신지가 중국인 데다가, 정보를 빼내기 위한 조직적 활동의 결과인 것으로 정부가 결론을 내림에 따라 이번 정보 유출의 규모와 파장이 예상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이번에 해킹 대상이 된 국가기관 중 국방과학연구소는 미사일·자주포 등 우리 주요 군사장비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곳이고, 국방연구원도 우리의 국방정책 전반에 관한 연구작업을 하는 국책연구소다. 원자력연구소도 마찬가지다. 국가기밀이 쌓여 있는 곳들이다. 해킹당한 컴퓨터도 6개 기관에 걸쳐 64대에 이른다.

정부 관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해킹에 ‘고도의 기법’이 사용됐다는 것도 간단치 않다. 이번에 사용된 ‘변종 Peep’는 감염된 PC를 원격 조종해 저장된 자료를 열람·수정·삭제하고 원하는 파일을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 있는 이른바 ‘트로이 목마’ 프로그램이다. 즉, 각 기관 감염 컴퓨터 안에 든 파일을 보고, 바꾸거나 특정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해커가 동원한 기법으로 보아 상당량의 정보가 이미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상황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측은 “이 트로이 목마 프로그램은 국정원에서 발표한 곳 이외에 다른 곳에선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변종 peep’는 널리 퍼지는 일반 바이러스와 달리 특정 목적을 가지고 국내 특정 기관과 기업에만 유포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해킹을 위해 전송된 e-메일이 ‘워크숍 내용과 일정.MDB’라는 한글로 돼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원래의 해킹 프로그램 ‘Peep’를 변종시킨 사람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거나 한국어 구사자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백신업체인 하우리측은 “백신업체와 정보기관에서는 바이러스를 만든 곳을 한국이나 북한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강녕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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