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지만원
Subject
정창화 목사에 대하여
우익진영의 신뢰를 추락시킨 정창화 목사는 경솔했다
우익진영이 기자들과 애국시민들로 부터 불신을 받는 계기가 정창화 목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창화 목사가 어제인 2.27. 세실레스토랑에서 국정원 출신 4명이 기자회견을 한다 하여 TV, 외신매체들을 포함한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왔다가 허탕을 치게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2.28. 오후 2시에 역시 같은 장소에서 국사모 송영인 회장 등이 과거사위의 발표가 허무맹랑한 거짓임을 증명하려는 기자회견을 했지만 신문기자들이 불과 몇 명만 왔다.
오늘의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이나 참석한 기자들이나, “과연 국정원 직원 4명이 진짜로 존재하는가” 이런 말들을 털어놨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우익사회에 떠다니는 김삿갓 같은 방랑인의 말만 믿고 기자들과 유명인사들을 불러 모았다고도 한다.
정창화 목사가 여기에서 지적받아야 하는 것은 브레이크가 없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시국은 중요한 국가적 비밀을 알고 있으면, 자살 등의 형식으로 의문사를 당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그 엄청난 비밀을 공식석상에 나와 발표할 수 있을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이 4명씩이나 남아 있다면 이는 기적일 것이다.
정말로 비밀을 아는 사람은 지금 해외로 숨어 다닌다는 말이 나온지 꽤 오래다.
단 1분만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을 놓고 그 많은 기자들을 불러 모아, 사회적 이름이 있는 회원 분들의 얼굴을 깎이게 하고, 우익진영 전체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 행동은 경솔한 정도라고만 보아 넘길 수 없는 성격의 행위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는 독지가에 대해 무언가를 크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불가능한 일인줄 알면서도 그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라도 일단은 일을 크게 벌이고 싶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는 말로는 자기 실수라고 하면서도 내용을 보면 책임을 4명의 전직 국정원 직원에 전가하고 있다.
정창화 목사가 나선 경위에 대한 의혹
정창화 목사는 지난 해, 여러 차례 필자에 접근하여 땅굴 문제를 함께 해보자고 제의했다.
필자는 한동안 정지용 선생 등 민간인 신분으로 땅굴 발굴에 온 몸과 가산을 내던졌던 사람들과 함께 전방 땅굴 의심지역들을 하루 종일 둘러본 일이 있고, 그 후 민간주도의 땅굴 탐사 노력과 국방부의 방해공작 등 사례들을 인터넷에 올린 일이 있다. 이 글들에 대해 국방부 땅굴 담당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고생을 하고 벌금까지 문 역사가 있다.
독지가들이 민간 탐사자들에 성금을 내주어야 땅굴 탐사 작업이 계속되는 데, 지난 20여년 간 땅굴을 발굴해낸 실적이 없어 독지가들도 거의 외면해 있는 상태다.
더구나 지금은 사정이 변화했다, 지금은 북한이 땅굴로 남침을 하게 되면 그 즉시 미국이 북한을 불바다로 만들 준비가 돼 있는 시점이다. 땅굴로 들어오는 것을 미국은 오히려 반기는 입장에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필자는 땅굴에서 손을 뗀지 오래다. 필자는 이런 내용들을 정창화 목사에게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그 후에 전창화 목사가 잡은 프로젝트가 바로 전자개표기이다. 전자개표기에 대해서는 필자가 광주에서 나온지 불과 2달 후인 2003년 4월부터 개입하기 시작하여 헌변 변호사들과 함께 1년 이상 대법원에서 대선무효소송을 진행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그리고 전재개표기에 대한 설득력 있는 글을 가장 먼저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정창화 목사는 또 다시 필자에게 접근하여 전자개표기 문제를 함께 다루자고 제안해 왔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 대선 전에 대폭적으로 여론을 확산시키고, 한나라당 및 다른 변호인들과 함께 ‘전자개표기사용정지가처분소송“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지금 자꾸만 그러면 공연히 사람들을 식상하게 만들고, 면역만 길러 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후, 그는 인터넷에 떠있는 자료들을 수집하고, 부산에 거주하면서 전자개표기에 대해 초기부터 관심을 가져온 어느 의사와 함께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정창화 목사에게는 거금의 성금이 들어 온 모양이다. 그가 낸 광고비만 해도 억대의 규모인 것으로 안다. 그에게 거금이 들어오면서부터 그와 부산의 전문가가 갈라섰다. 두 사람 사이에는 투명성 문제로 다툼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수많은 사회적 인사들을 망라하여 매우 거창해보이는 애국단체(´대한민국 수호 범국민연합´ 대표 정창화)를 만든 모양이다.
그동안 전재개표기 문제에 순수하게 정열을 쏟아 부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 때에는 광고 한번 낼 돈이 없었다. 그러나 정창화 목사는 그 비싼 광고를 수 없이 많이 냈다. 그만큼 정창화 목사의 모금 능력이 우수한 것이다.
물론 필자는 남이 해낼 수 없었던 일을 정창화 목사가 해 준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해왔다. 독지가의 뜻을 광고에 담아 이룩해 준 행동까지는 나무랄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땅굴로 잡을 것인가, 전자개표기로 잡을 것인가 하며 프로젝트를 찾아다닌 행적, 성금의 투명성 문제로 초기의 동지와 갈라진 사실, 그리고 애국한 실적이 별로 알려지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혜성처럼 거창한 애국자로 변신하는 모습이 그리 자연스럽게 보이지는 않았다.
전자개표기 문제는 우익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공동의 문제다. 2003년 초부터 2004년초 까지 대법원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대선무효소송이 이루어 졌을 때에는 얼굴 한번 보이지 않던 사람이, 뒤늦게 이를 개인적 프로젝트로 삼아가지고 혜성처럼 나타나 최고의 애국자로 등극하는 것은 애국을 빙자하여 개인적 공명심을 추구하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 것이었다.
전자개표기문제는 한 개인이 개인적 매명 등을 위해 사용할 그런 사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다. 정창화 목사가 아니라도 때가 되면 우익사회를 꾸준히 지켜온 토호들이 의논하여 공동으로 추진할 그런 성격의 일이다.
솔직히 필자는 정창화 목사를 '건수 잡은 사람'으로 보지, '줄기찬 애국자'로는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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