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굶어죽이는 땅이 뭐가 좋아 사탕 발림 말을하고있냐?
이 빨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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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을 다녀와서
분단된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북녘의 평양과 지방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녀왔다. 어릴 때부터 워낙 철저하게 “북한 괴뢰집단”이니 또는 “적화남침야욕” “빨갱이” “가짜 김일성” 등등의 말을 귀가 아플 정도로 수없이 많이 들어 알게 모르게 친외세 반민족망령에 세뇌돼 온 나로선 약간은 불안했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역시 아주 인간미 없는 냉혈적이리라 짐작했었다. 그러나 나의 그런 선입견은 순안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완전히 깨어졌다. 공항 입국사무를 담당하는 모든 공항직원들의 언동은 남쪽 공항 직원들과 다를 바 없었고 어느 면에선 더 친절했다. 내가 먼저 내려 같이 간 일행이 어디 있나 하고 찾는 듯한 기색만 보여도 제복을 입은 늘씬한 젊은 여직원이 달려와 누굴 찾으시느냐며 아주 상냥하게 도와주려 했을 뿐 아니라 입국검사대에서도 나이가 들어 보이는 필자가 줄을 서있는 것이 힘들여 보여서인지 남보다 먼저 입국절차를 마치게 해 줘서 나를 오히려 당황하게 했다. 이는 나에게 뿐 아니라 지체 장애자나 연로한 사람들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제공해 줬는데(일일이 다 그랬는지는 지켜보지 않았지만) 그런 것이 제도적으로 정착돼 있어서인지 관례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설사 부분적으로(눈에 띄는대로) 그랬다 하더라도 어쨌든 그런 것은 인간미 풍기는 좋은 관행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어릴 때부터 북녘 사람들을 뿔 달린 악마들이란 직접적인 표현으로 교육시키진 않았지만 피교육자의 머릿속엔 알게 모르게 절로 그런 영상이 떠올려지게 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 날 외세와 그 주구들에 의해 갈라진 민족을 우선적으로 단합시키려 들긴커녕 미제가 전염시켜놓은 자본노예주의만이 우리민족의 살길인 줄 여기면서 죽으나 사나 무조건 멸공통일만을 외쳐 대며 미제와 손잡고 동족을 박멸하는 것만이 애국자인 줄 알고 날뛰는 반민족분자들이 양산되어졌다고 본다.
이런저런 상념에 젖은 채 대형 버스를 타고 안내하는 대로 평양시내로 들어갔다. 여자 안내원과 남자 안내원 두 사람이 앞뒤에서 안내를 맡았는데 시내로 들어서면서 곳곳의 땅 이름의 내력이나 다리 이름들을 설명했고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와 만경대소년궁전 김일성 동상 등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설명을 할 때마다 공산주의에 대한 선전은 한마디도 없고 김일성 주석의 항일, 항미의 구국혁명정신과 인민이 사람답게 사는 주체사상에 대한 설명이 주류를 이루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만경대 생가의 설명을 담당한 안내원이 이 집에서 바로 김일성 주석이 “태어나셨다”면서 되도록 한문 투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을 하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남쪽 같았으면 “태어났다”기 보다 “탄생했다”고 해야만 더 격조 높게 숭모하는 고상한 말인 줄 알고 그렇게 표현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 문화주권(언어)마저 아주 철저하게 주체적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분위기는 이미 사회전역에 뿌리내리고 퍼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능라도 경기장(5.1경기장)에 있었던 아리랑 공연이었다. 헤어짐과 절망의 한이 맺혀 있는 지난날의 아리랑을 이별 없는 단합과 통일과 또 자신과 희망을 갖게 하는 진취적인 가무로 승화시키는 대 공연이었다. 예상보다 날씨가 꽤나 쌀쌀하여 멋을 내느라 잠바 준비도 없이 양복만 입고 간 나로선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5.1 경기장에서 추위가 느껴지기도 했으나 워낙 감탄 않을 수 없게 하는 갖가지 대 공연이 연이어 나오는데 정신이 팔려 추위도 잊고 있다가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몹시 추운 날씨란 것을 느끼게 되었다. 공연에 동원된 출연자들만 해도 자그마치 8만여명이나 된다고 하니 그들이 얼마나 민족을 단합시키려 애쓰며 자신감과 진취적 기상을 심어주려는 데 정성을 쏟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공연하기 전 경기장에 처음 입장할 때부터 카드색션 자리에 앉아있던 공연자들이나 관객들의 우뢰 같은 환영박수를 받을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핏줄과 역사가 같고 말과 글이 같은 동포인데도 나라를 갈라놓은 외세에 의해 내나라 내 땅을 내 마음대로 오고가지 못하다가 60년이란 세월이 흐른 오늘에야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었다는 것과 또 이렇게 만나니 얼마나 좋고 반가운지 말로 다 표현 할 길 없는 이런저런 격한 감정이 겹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것이다. 정말 꿈속인지 생시인지 실감 나지 않는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것 같아 정신이 몽롱했다. 지금도 정말 내가 그곳을 다녀왔나 하는 생각이 들기만 한다.
공연은 가슴을 뭉클케 하는 “내 나라가 좋아요”라는 꼬마들의 노래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갖가지 묘기와 음악으로 남북이 다 똑같은 동족임을 확인시키며 통일의 당위성을 열연하는 장면은 한마디로 감동과 감탄 그 자체였다. 그래서 관람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절로 쏟아졌다. 그런 것을 보면서 우리가 왜 뿔 달린 별종이나 이민족 아닌 말과 글과 역사와 정서가 같은 인정 많은 우리 민족이란 것을 느끼지 못하고 왜 이때껏 미제와 그 주구들의 종노릇만 하면서 동족을 원수처럼 적대만 해 왔나 하는 회한과 또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그런 무리들을 원망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나만의 느낌이 아니라 관람자 모두의 다 같은 느낌이리라 믿는다.
그리고 또 하나 잊혀지게 할 수 없는 것은 “만경대소년학생궁전”에서 4살에서 15살까지의 남녀 어린이들이 서예, 그림, 자수, 음악, 무용 등등(가야금, 거문고, 장구, 북, 꽹가리,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아코데온, 조선무용과 발레) 일체의 예능적 천재성을 더욱 갈고 닦는 모습들뿐 아니라 갖가지 무술 역시 돈 한푼 내지 않고 자기의 소질에 따라 열심히 익히고 있는 것을 보고선 돈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남쪽과 비교해 볼 때 그저 부럽기만 했다. 그리고 4살이란 여자아이가 남자 아이와 같이 바둑 두는 모습도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어쨌든 처음의 서먹서먹하던 분위기는 사라지게 되었다. 북녘사람 누구와도 말과 뜻이 통하고 정감이 같았다. 그리고 어딜 둘러보나 멀리 보이는 산이든 가까운 산이든 남쪽의 산과 다름없고 흐르는 강물 역시 남쪽과 다름없었다. 그래서 똑같은 조국의 품속에서 똑같은 민족이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 확인되어 사람들 뿐 아니라 땅의 흙이나 산의 나무, 그리고 들판의 꽃들이나 풀, 또 바위나 돌마저 생소하지 않고, 날아다니는 까치나 참새 등 눈에 띄는 것은 모든 것이 그저 정겹고 반갑기만 했다. 남녘과 다른 것은 어딜 가나 역사유물과 문화재(동명성왕릉과 사찰 등)가 정성스럽게 잘 보존돼 있다는 것과 어딜 가나 자연보호가 잘돼 있고 공기가 아주 깨끗하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남쪽과 북쪽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같은 민족이 살아가는 같은 조국이란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고 이제라도 외세를 몰아내고 우리민족끼리 오순도순 정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호소하고 싶다. 우리가 왜 나라를 갈라놓은 외세에 덩달아 외세에는 아부하면서 동족을 적대하는 짓을 해야 하는지 깊이 자성해야 한다. 생각해 보라!! 이 나라를 강점해서 그들만의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나라를 갈라놓고 동족끼리 싸움시키는 미제엔 충성하면서 동족을 원수처럼 적대하며 이 순간까지도 멸공통일이니 뭐니 하며 친외세 반민족의 길로만 치닫는 망동이 과연 조국과 인민을 위하는 길인지 말이다. 북의 경제적 통계나 생활수준 등을 깊이 알 수는 없지만 단순한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땐 아무래도 남쪽보다는 좀 어려운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을 그렇게 만든 직ㆍ간접적인 원인은 바로 이 나라를 강점해서 나라를 갈라놓은 미제란 제국주의집단 때문이란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 미제가 이 땅을 점령군으로 강점할 때부터 (그 이전부터도 그랬지만) 본격적인 대북고사작전과 군사작전으로 북을 없애려 온갖 흉계를 꾸미면서 심지어는 핵전까지 벌리려는 온갖 선제공격 연습을 일삼음으로써 북의 입장에선 우선 민족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핵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런데다 온 국력을 쏟게 되다보니 경제가 어렵게 됐으리란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어쨌든 북이 핵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미제는 벌써 북한을 집어삼키게 됐을 것이고 우리 역시 살아남기가 힘들었을 뿐 아니라 설령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더 비참한 종으로 살아가거나 불구자가 되어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헌데 그런 흉폭한 미제와 맞서 우리 전민족의 목숨을 구하려 핵을 개발하느라 북녘 동포들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겠나. 그래서 인간이라면 북녘동포들에게 고마움과 찬사를 보내면서 미안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정치적인 사상이나 제도는 변할 수 있어도 영원토록 변할 수 없고 변해서도 안 될 것이 바로 핏줄을 같이 한 동족간의 사랑과 정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절실한 것은 그 어떤 주의사상도 종교도 아닌 우리의 얼과 양심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리고 민족의 대의에 순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최우선적인 것이 외세에 의해 갈라진 조국을 하나 되게 하려는 민족의 얼과 양심을 바탕으로 외세 간섭 없는 완전자주통일을 이뤄내는 일이다. 그러고선 어느 이웃이 어려울 땐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던 우리들의 미풍을 되살려야 한다. 그래서 후세들에게만은 오늘의 우리처럼 사악과 역리로 점철된 일그러진 역사 속에서 외세의 종노릇하느라 신음하지 않고, 민족정기가 약동하는 살맛나는 세상에서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만이 오늘의 우리가 해야 할 역사적 민족적인 최대과업이자 최우선 과제란 것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민족정기구현회 권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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