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중인 아내와 함께 토끼장 같은 아파트에서 종일 씨름을 하며 창살 없는 감옥 같은 생활 3년 만에 출가한 딸이 엄마와 함께 있어주어 잠시 외출이 허용되는 귀한 시간을 마치 장기 모범수에 특별휴가처럼 세상냄새를 맡으며 어디든 그냥 달려가고 싶었다.
한 순간도 숨 돌릴 수 없는 긴급비상사태와 같은 생활 속에서 잠시 내게 자유시간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 미리 계획을 세워두지 않아 오랜만에 추억이 묻어나는 영화도 보고 싶기도 하고 목청껏 소리 내어 노래도 불러보고 싶기도 했었든 바람은 항상 있었지만 막상 그런 시간이 주어지니 무엇부터 어떻게 짧을 순간을 보낼지 몰라 고향 친구를 만났다
아무 말 없이 그저 손만 잡아주어도 위로가 될 것 같아서 밤새워 옛날 예기라도 좀 나누다보면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 지금 삶을 잊을 수도 있겠다 싶었던 같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디만큼 인줄도 모르게 두 사람은 은하수를 거치고 달나라를 비켜가며 수많은 별들에 창틈으로 방긋이 새어나오는 불빛사이를 기웃거리며 꿈을 먹고 살던 추억을 떠올려 우주여행을 하듯 신나게 달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빈자리를 느낄 때면 엄마와 함께 한 딸에게 수차례 전화 확인을 해가며 이젠 그만 내 자리로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에 친구와 해어진 후 한강변을 걸어오다 보니 벤치엔 모두들 두 사람씩 앉아 오순도순 예기하는 모습이며 스쳐 지나는 팔짱낀 연인들의 냄새가 그리도 부러워 보일수가 없었다.
깊은 밤 한강물위에 비치는 휘황한 네온 불빛 사이로 오버랩 되는 아내의 얼굴이 나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나 혼자서 만에 외로운 자유보다 두 사람이 함께 아파하자고 다짐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우린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펌,blog.khan.co.kr/kh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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