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허구의 사실(개연성이 높은)을 기술한 정치만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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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바~!!
대통령을 하다보면 딴지거는 놈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일 수도 있고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놈들을 두들겨 패서 감옥에 쳐 넣을 수도 있는 거지~!
이제와서 그걸 까발리며 문제삼는 걸 보면, 놈현이 나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는게 틀림없어!....참 나쁜 독재자 같으니라구~!!"
이른 아침 근혜가 자신의 의원회관사무실에서 놈현을 원망하고 있었다.
며칠전 맹박이를 군에도 못간 바보라고 몰아부치며 개망신주는데 성공한 근혜가 휘파람을 불며 본격적으로 추격전을 펼치려는 순간 인혁당사건으로 브레이크가 걸리고 말았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뛰고도 모자라 혀를 꽉 깨물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젠 오도가도 못하게 생겼으니 이런 걸 진퇴양난이라고 하나~?!!"
근혜가 고민에 빠졌다. 외출을 하자니 기자놈들이 자신을 볼 때마다 인혁당사건을 끄집어 내며 갈굴 것이 분명하고 그렇다고 사무실에 쳐박혀서 지세상 만난 것처럼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맹박이의 망나니춤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두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 생각에 잠겨 있던 근혜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참~!!
나에게는 여옥이가 있지?!!
여옥이라면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기발한 꼼수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몰라~!!
오~!
사랑하는 나의 여옥아~!!
- 언니가 간다~!!"
근혜는 여옥에게 가기로 했다. 자신의 영원한 집사이자 막내동생인 여옥!!
지금처럼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는 여옥이가 끓여주는 따뜻한 커피와 정이 듬뿍 담긴 위로가 최상의 보약이다. 게다가 놈현의 음모를 박살내고 독사영감을 기죽일 수 있는 꼼수마저 얻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금상첨화의 쾌거나 다름없다.
근혜는 기자들을 피해 계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의원회관3층에서 여옥이의 사무실이 있는 9층까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중간쯤 올랐을 때 숨이 차 오르고 장딴지가 끊어질 듯한 아픔과 괴로움이 밀려왔지만 여옥이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 뒤켠에 고이 접어 두기로 했다.
9층에 다다랐을 때 근혜는 숨을 헐떡이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쳤다.
계단에서 사무실복도로 통하는 문을 여는 순간 근혜의 가슴은 설레임으로 팔딱 거렸다. 바로 눈앞에 여옥이사무실의 문이 조금 열려 있었고 문틈사이로 여옥이의 모습이 보였는데 두다리를 책상위에 걸친 자세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한없는 반가움에 사무실안으로 뛰어들어 가려던 근혜가 멈칫했다. 여옥이가 갑자기 큰 목소리로 떠들어 댔기 때문이다.
"맞아~!! 어쩌면 지독한 독재자인 애비를 그렇게 닮았는 지 요즘 하는 짓을 보면 그 애비에 그 딸이란 말이 딱이라니까~?!! "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같았지만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아마 김정일이가 성격이 포악한 딸을 숨겨 놓았다가 마누라에게 들통나서 혼이 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근혜가 웃음을 참으며 발걸음을 옮기려다 갑자기 몸이 경직되었다. 여옥이가 계속 떠들어 대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말도 마라 얘~!!
애비가 못 된 짓을 한 게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딸이라는 사람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설치고 다니는데 옆에서 보는 내가 다 민망하더라~!!"
- 근혜가 문뒤로 몸을 바짝 숨기는 순간 여옥이가 더욱 목청을 높였다.
"가능성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 얘~!!
벌써 맹박이가 두배이상 앞서 있는 데다가 인혁당살인사건이 들통났고 애비가 독재에 항거하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감옥에 쳐 넣은 이야기들이 마구 쏟아지는데 여기에 버틸 장사가 어디 있겠니?!!
나같으면 벌써 정치를 그만두고 중이 됐을 걸~!! 이런 상황인데도 내가 그 여자를 따라다녀야 되겠니?!!"
근혜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뜻한 위로와 위기탈출 꼼수를 기대하고 힘들게 계단을 올라 온 근혜의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더니 다음에 들려 온 소리에 마침내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의리~?!!
잘못하면 내가 죽게 생겼는데 무슨 얼어죽을 놈의 의리니?!!
정치는 비정한 거야~!!
이제 틈만 보이면 나도 독사영감앞에 줄을 서야 하지 않겠니?!!
늦으면 늦을 수록 나만 손해..."
여옥이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말았다.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화가 잔뜩 난 근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금전 흘린 땀으로 눈주위의 화장이 번지고 머리카락이 엉켜있는 무시무시한 귀신이 두손을 뻗쳐 들고 여옥에게 달려들더니 얼굴을 마구 할퀴기 시작했다.
"천하에 배은망덕한 년아~!!
네년이 누구땜에 큰 건데 이제와서 나를 배신하고 지랄이냐?!!
감히 우리아빠와 나를 모독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더냐?!! "
소스라치게 놀란 여옥이가 근혜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으나 두다리가 책상위에 얹혀 있어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두개의 무다리가 허공에 붕 뜬 채로 두손만 허우적거릴 뿐 성난 근혜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배신감과 좌절감에 휩싸여 분노의 화신으로 변한 근혜가 공세를 더욱 강화하며 여옥이의 빨간 입술을 짓뭉개기 시작하자 여옥이가 비명을 질러 댔다.
"언니!! 갑자기 왜 이러세요!!
후배기자가 특종을 달라고 하길래 언니이야기를 쬐끔 해 준 것 뿐인데 제발 진정하세요!!"
여옥이가 오리발을 내밀자 근혜가 더욱 화가 치밀었다.
"이년이 헛소리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노가리푸는 데에도 도가 텄구나!! 은혜도 모르는 이 나쁜 주둥이는 국민들을 위해서도 영원히 사라지는 게 훨 낫다!!
이번 기회에 아예 성형수술을 시켜 주마!!" 근혜가 손톱을 세워 입술을 쥐어 뜯자 고통을 참지 못한 여옥이가 더욱 크게 비명을 질러 댔다.
"으아악~~!!
여옥이 살려!! 사실대로 말한 건데 사람을 이렇게 고문해도 되는 거에요?!! 아이고~ 나 죽네~!!"
여옥이의 비명에 깜짝 놀란 보좌관들이 뛰어 들어와서 근혜를 뜯어 말리자 여옥이가 사무실밖으로 줄행랑을 놓았다. 계단으로 몸을 피한 여옥이가 만신창이가 된 얼굴과 입술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씨바~!!
말 한마디 했다고 사람을 작살내는 건 지애비와 똑 같네~!!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간 이 나라는 또 다시 고문공화국이 되고 말거야~!!"
여옥이가 옷을 고쳐입고 계단으로 내려가려는 순간 근혜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누구도 감히 우리아빠를 욕할 순 없어!
그때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감옥에 쳐 넣어야 했었어!
이담에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아빠처럼 나에게 대드는 놈들은 모조리 잡아다가 혼구녕을 내주고 말껴!!"
===｢끝｣==
이글은 허구의 사실(개연성이 높은)을 기술한 정치만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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