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앞에선 직원들·반대측 격렬한 몸싸움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얻어맞아 입원도

평택=전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9.08.06 03:05 / 수정 : 2009.08.06 03:16

5일 경기도평택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바깥쪽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 공장 내부 못지않게 혼란스러웠다.

노조원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을 때 공장 밖에서는 쌍용자동차 직원들과 시민·사회단체, 야당 관계자들이 격렬하게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창조한국당유원일 의원이 사측 직원들에게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쯤 쌍용차 직원 500여명이 전날에 이어 "청소를 하겠다"며 공장 정문 앞에 나타났다. 이들은 노조원 가족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이 쳐 놓은 천막 9개를 모두 걷어냈다. 좌파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야당 당직자들이 저항했지만, 직원들은 빗자루와 각목 등을 휘두르며 밀어붙였다. 쌍용차 직원들은 "공정한 보도를 하지 않고, 불법 폭력을 자행하는 노조원들 편만 든다"며 MBC·CBS와 일부 인터넷방송 기자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 공장 밖도 전쟁터 5일 오전 10시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민노총 등

노조 지지단체 회원들과 쌍용자동차 직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email protected]

쌍용차 직원들은 전날 동료 10여명이 오후 9시30분쯤 퇴근길에 금속노조 조합원 등 80여명에게 '너희만 살면 좋으냐', '살인마' 등 욕설과 함께 집단 구타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격앙돼 있었다. 안전모에 마스크를 쓴 한 직원(40)은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도장1공장 쪽을 가리키며 "노조원들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인 일터까지 태우고 파산 직전까지 몰고 있는데 외부세력들은 무조건 우리 탓만 한다"고 했다.

직원들은 30여분 만에 좌파 시민·사회단체 소속 300여명을 공장 정문 근처에서 모두 몰아냈다. 직원들은 천막이 철거된 이후에도 돗자리를 깔고 인도에 앉아 있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 민노당 당직자 20여명에게 "당장 국회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분위기가 다시 험악해지자 경찰 100여명이 투입돼 민노당 관계자들을 보호했다. 직원들은 "민노당은 경찰에게 '폭력 진압을 한다'면서 비판하더니 이제는 그 뒤에 숨어서 보호를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쌍용차 직원들은 오전 11시부터 공장 앞 차도에서부터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다.

오전 11시20분쯤에는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공장에 들어가려다 쌍용차 직원들에게 막혔다. 유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러 왔다"고 외치자 직원들은 "국회의원이면 다냐. 이제 와서 뭘 하겠다고 그러느냐"고 맞섰다. 이때 흥분한 유 의원과 몇몇 직원이 몸싸움을 벌였고, 다른 직원들이 달려들어 1분여 동안 유 의원을 각목 등으로 때리고 발로 밟았다. 유 의원은 이후 경찰 보호를 받다가 낮 12시쯤 군포시에 있는 모 대학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다. 유 의원측은 폭행에 가담한 직원들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