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부의 최종 세종시 수정안이 오늘 드디어 공개되었다.

수정안에는 당초 원안에 담겼던 9부2처2청의 세종시 이전안을 백지화하는 대신 세종시를

자족 기능을 제고한 교육과학중심 도시로 건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안은 이제 확정됐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가야할 길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충청권과 기타 지자체 및 야권의 격렬한 반대에다 여권내부의 분열도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이토록 실타래처럼 얽힌 이유는 세종시가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여야간의 국정 장악력 다툼을 넘어 각 당 및 차기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운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각 정파의 이해가 어떻든 세종시 원안 수정의 불가피성은 이제 더 이상 논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제 소모적 논란과 국론분열은 하루 속히 끝내야 한다. 여권 일각에서는 세종시 처리를 4월 임시국회로 넘겨야 한다는 일부의 목소리도 있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운찬 총리 등 당 · 정 · 청 수뇌부가 어제 세종시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본격 여론 설득에 나설 모양이지만 대통령도 총리도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눈치를 살펴서는 안된다. 상대가 충청도민이든 정치권이든, 정면으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야당을 비롯해 세종시수정을 반대하는 측도 이제는 단순한 원안 고수가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를 깊이 고민해야만 한다. 각계 원로들이 지적했듯이 이제는 정략적 이유가 아닌, 정말로 무엇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길인가를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