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계의 전설적 인물 김태촌씨(57)가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고 있는 소년원생을 상대로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는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
폭력조직 ‘범 서방파’ 두목이었던 김씨는 17일 오전 부산 금정구 오륜동 오륜정보산업학교(부산소년원)에서 자비사 주지 박삼중 스님과 함께 1시간가량 원생 130명에게 특별강연을 했다.
김씨는 이날 강연에서 “어릴 때 폭력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은 모두 잘못된 것이었다”며 “폭력세계가 화려한 것은 잠깐일 뿐이니 대중매체에서 다뤄지는 미화된 폭력세계의 모습에 절대로 속지 말라”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폐암으로 한 쪽 폐를 잘라낸 데다 심장병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원생들 앞에 나타났다. “착한 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설에 가족과 고향도 방문하고 성묘도 하는 삶이 행복합니까? 아니면 외제 자가용 타다 지금은 몸이 아파 잘 걷지도 못하며 설날 외롭게 남의 집에서 떡국을 얻어먹는 것이 행복합니까? 여러분 잘 결정해야 합니다.”
김씨는 젊은시절 한번 잘못 들어선 길이 인생전부를 결정한다며 소년원생들에게 올바른 길과 올바른 선택을 강조했다.
지난달 김씨와 함께 소록도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는 삼중 스님은 “김씨는 이제 종교인이 됐고 참회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17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해 8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김씨는 현재 인천의 한 교회에서 집사로 소외계층을 돌보는 봉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 권기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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