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사학법의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사학법은 위헌”
[데일리안 변윤재 기자]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여야가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며 거리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통과된 개정사학법의 문제점을 토론함으로써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선진화국민회의 산하 교육선진화운동본부는 11일 오후 장충동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실에서 ‘개정 사학법의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오인탁 연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이날 토론회는 개정사학법의 위헌 요소를 지적하고 현장 사례를 통한 법적, 제도적 문제점을 논의함으로써 향후 사학법 재개정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것.
‘개정 사학법의 위헌 조항 검토’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는 “이른바 개방형이사제 도입과 임시이사의 항상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사학법은 사학의 자유를 과잉으로 제한하여 사학의 본질을 훼손함으로써 사학을 관학으로 바꾸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사립학교는 헌법 제31조 제1항 ‘교육을 받을 권리’에 근거하는 국민의 학습권, 교육권을 실현키 위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설립되는 교육기관으로 이를 설립·경영하는 주체는 사학의 자유를 향유하는 학교법인“이라고 정의하면서 ”그러나 개정사학법은 경영의 투명성을 빌미로 헌법적으로 보장받은 운영권, 교직원 인사권, 재정권, 규칙제정권, 감사권 등 학교법인의 기본권을 제한해 국가와 같은 공법인성 혹은 사회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더욱이 이미 1974년 학교평준화 이후 사학은 학생선발권과 등록금결정권이 박탈돼 사실상 운영이 국공립학교와 다를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도외시한 법조항으로 자유민주주의의 법제도와 시장경제의 헌법원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사학의 자유를 구성하는 마지막 남은 요소인 학교법인의 의사결정권 자체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민중이사제’, 학교법인 이사회 이사장의 학교장을 통한 학교운영의 길을 막아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임기제한제’, 이사장 관련 친인척의 학교의 장에의 취임을 사후적으로 금지하는 ‘소급적 제한’ 등은 학교법인 재산권과 자율성을 사실상 묶어두고 있다는 것.
아울러 강 교수는 ‘개정사학법’이 ‘사학비리 근절’의 이유로 내세운 ‘개방형이사제’에 대해 “국립대학교부속병원 등 공익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법인의 경우, 학교법인을 불합리하게 차별한다”고 문제삼은 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함으로써 상대적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종단에서 설립한 종교계 학교법인의 경우 설립취지에 따른 종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개연성이 커 헌법 제20조 제1항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더욱이 개정사학법이 요구하는 학교운영위원회 내지 대학평의원회의 이사 추천 등은 건학이념인 종교교육에 국가가 법률로써 관여할 수 있는 길을 터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한 교육의 획일화 내지 평준화를 강요로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이명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선진 사학 교육체제와 개정 사학법’ 주제아래 ‘개정사학법이 지닌 비합리적인 평등성과 획일화’를 비판하면서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은 바로 교육의 다양화로 가는 길”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운영자들이 경제건설에 관심을 둔 반면 국가의 핵심사업으로 여겨졌던 국민의 기본교육에 대한 투자에 너무나 소홀했다”면서 “이 부분을 민간이 맡음으로써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ㆍ고등 사학의 비율이 높아졌다”고 학교법인이 담당했던 순기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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