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총선 비방홈피 단속에 글쓴 사람 추적
‘자동 단어검색으로 걸러내고, 아이피로 추적하고.’ 비방, 욕설 등 사이버상의 선거법 위반 행위에 맞서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대대적인 ‘사이버 전쟁’에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총선 출마 예정자의 홈페이지나 정당 관공서 언론사 포털사이트 등의 2700여개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가운데,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큰 글을 24시간 자동으로 걸러내 위반 여부를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263개 선관위의 ‘자동검색 시스템’으로 걸러지는 글은 하루 평균 2만5천개에 이른다. 시스템에 입력된 700여개 단어 가운데 하나 이상의 단어가 들어있으면 우선 조사대상이 된다.
시스템에는 빨갱이·철새·핫바지·군면제 등 예전 선거에서 문제가 됐던 단어말고도, 차떼기·물갈이·군미필자 등 새로운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단어가 입력됐다. 중앙선관위 사이버전담반 관계자는 “첩·간통 등 사생활 비방과 관련한 단어는 물론이고, 최틀러·노짱 등 유사어휘까지 모두 등록했다”고 말했다.
선관위, 빨갱이·노짱·간통등 단어 자동검색
경찰 전담반, 피시방 주소 10분내 검색 목표 욕설의 경우, 지역 선관위마다 사투리나 지역감정 등을 고려한 내용이 추가로 올라가 있기도 하다. 대전선관위는 ‘멍청도’를, 전북도선관위는 ‘광신도’를, 대전시와 광주시, 경상남도는 각각 ‘푸줏간 소대가리’ ‘깨구락지’ ‘벼룩의 간’ 등을 등록하는 식이다.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나쁜 넘(놈)’ ‘펀글(퍼온 글)’ ‘구케의원(국회의원)’ 등의 용어는 쓰는 그대로 넣었다. 300여개 게시판을 관리하는 경상도선관위의 경우 하루 동안 걸러진 2천~3천건의 글을 직원들이 다시 조사해 평균 10여건에 대해 삭제요청이나 수사의뢰를 하고 있다. 〈그림〉 경찰도 네티즌을 상대로 한 사이버 선거운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전국 233개 사이버전담반은 관할 지역 피시방의 아이피를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경우 102개에 이르는 관내 피시방의 아이피를 모두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사이트를 검색하다 비방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오면 아이피를 추적해 5~10분 안에 검거하는 훈련까지 진행 중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피시방에서 김아무개(31·무직)씨가 열린우리당 ㅇ의원 홈페이지에 비방글 19건을 잇달아 올리다 아이피를 추적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이 단속한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자는 지난해 28건, 31명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일까지 무려 116건, 122명에 이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사이버 단속건수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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