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항상 불평하라, 쉬지말고 짜증내라
고구마 한 조각과 물 한 모금 그리고 삭스핀
양기용 기자 (기사입력: 2006/12/08 02:13)
나는 항상 불평이 많으며 쉬지 않고 짜증을 내는 피곤한 사람이다. 그래서 곤고하기에 성경에 나온 구절처럼 '곤고한 날엔 기도하라'는 말을 곧잘 묵상하는 편이다.
요즘 정치판에 꼭 나같은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서 정말 짜증스럽다. 그도 항상 불평하고 쉬지 않고 짜증을 낸다. 피곤한 내가 쳐다봐도 정말 피곤한 사람이다. 왕짜증...
저지난주 예배는 새파란 목사가 집도하였다. 담임 목사는 뒤 의자에 앉아 그 새파란 목사의 설교를 고스란히 듣고 있었다. 그 새파란 목사는 '항상 불평하라, 쉬지말고 짜증내라'는 말로부터 설교를 시작하였다.
여기서 새파랗다는 말은 젊다는 뜻과 함께 '처음본다'는 표현이다. 수 년을 왔다갔다한 예배당이어서 누가 초자 목사인지 금새 알아 차릴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그보다는 이 교회에서 천국가는 연습을 더 했는데 조금 전에 나타나서 천국의 지름길을 알려 주는 것이 떨떠름하다'는 표현이 맞다.
교회라는 곳은 스케일이 방대해질수록 집단간의 괴리와 사회적 포지션의 혼돈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세상의 바닥을 빡빡 기는 사람이 장로 직분을 가지고 있을 경우 평신도인 저명인사의 사업장에 가서 처신하기가 여간 껄그러운 것이 아니다. 또 범죄자가 목회자가 되었을 때 그에게 평결을 내린 판사의 경우라면 참으로 곤혹스러울 일이다.
신약 '데살로니가前書'에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권면의 말이 나온다. 이 말을 반복하고 말대로 행하다 보면 세상이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며 근원을 알지 못해도 향기가 사방에서 나는듯 하다.
신참 목사는 금식기도가 끝나고 받은 고구마 한 조각과 물 한 모금이 그렇게 맛있고 감사할줄 이전에는 몰랐단다. 그래서 쌀밥 고기 반찬을 날마다 먹을지라도 불행할려거든 항상 불평하고 짜증내라는 말이었다.
지금 북악산 밑에는 날마다 상어 지느러미가 밥상에 오르는 집이 있다. 그런대도 그 집 주인은 (내가 잘못 본 것인지 모르나) 항상 불평이 많고 짜증만 내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도 자기 집안에 불평불만 투성이다. 이 역시 내가 잘 못 본 것인지 모르나.
지도자란 백성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해야함을 물론이다. 모세가 광야에서 방황할 때,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을 때, 박정희가 가난한 조국을 짐졌을 때 그들은 백성들 앞에서 소소한 개인적인 표정을 지어본 적이 없는 줄로 안다.
책임있는 리더는 묵묵하게 때로는 소처럼 우직하게 남의 눈에는 답답할 정도로 신중할 때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원칙있는 훈련을 반복해서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저 앞의 신참 목사도 그런 사람이라고 그날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할 수 있었다. 김홍도2세가 결코 아버지의 후광에 기인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도 거기 걸음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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