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빨치산 무덤을 애국지사 무덤으로 조성하다가 쇠고랑

조성진기자 [email protected]

비전향장기수들의 무덤을 ‘통일애국투사 묘역’으로 조성한 시민단체 간부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송찬엽 부장검사)는 29일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혐의로 전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 공동대표 권모(59)씨와 ‘비전향 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노모(53)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지난해 5월 말 경기 파주 보광사에 사망한 비전향 장기수 및 빨치산 출신자 6명의 묘지를 ‘불굴의 통일애국투사 묘역 연화공원’이란 이름의 묘역으로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라는 표현은 북한이 송환된 비전향장기수를 지칭하면서 애국열사릉에 매장된 묘지 비석에 새겨 넣은 표현이다. 묘역을 조성하면서 노씨는 ‘불굴의 통일애국투사 묘역 연화공원’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절 입구 길가에 설치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결과 이들은 사망한 장기수들의 무덤을 보광사에 만든 후, 묘비의 비문에서 장기수들을 ‘의사’로 지칭하고, “전향을 하지 않고 당신의 지조를 지키며 빛나는 생을 마치다’, “마지막 빨치산 영원한 여성전사 하나된 조국산천의 봄꽃으로 돌아오소서”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이들을 찬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묘역을 완성한 직후 재야인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열고 “6·15 공동선언에 따라 민족이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길로 나아가도록 힘쓰자”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보광사 주지인 이모씨는 비석에 ‘통일애국투사’를 새겨 넣는 것을 몰랐고, 권씨 등과 묘역 조성을 함께 논의했던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사무국장 이모씨는 이적성이 낮고 종교적인 차원의 행동이었다고 판단해 각각 무혐의, 기소유예 처분했다.

지난해 12월 북파공작특수임무동지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들이 비전향장기수들을 ‘통일애국투사’라고 지칭한 것에 항의하며 묘비를 모두 철거했다.

조성진기자 [email protected] 60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