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학습권 침해 이젠 안돼"
교육부, 마침내 따끔한 회초리…
‘연가투쟁’ 교사 모두 징계·행정처분 전교조는 “징계 무효”
28일 정부가 연가(年暇)투쟁에 참가한 전교조 교사 2286명 전원에 대해 징계(견책,감봉) 또는 행정처분(주의, 경고)을 내리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전교조는 “이번 징계는 무효이며, 향후 일어나는 사태의 책임은 이를 지시한 교육부에 있다”고 밝혀, 새학기를 앞두고 또다시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전교조의 습관적인 연가투쟁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앞에서는 ‘엄벌’을 천명했지만, 뒤로는 매번 흐지부지됐다. 1999년 합법화 이후 12회에 걸친 연가투쟁에 참여한 적이 있는 교사 1만8000명 가운데 11명에게만 견책(경징계) 처분을 내린 것이 전부였다.
이처럼 전교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이 소극적이었던 것은 김대중 정부 및 현 정부가 전교조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10여년 동안 불법화됐던 전교조를 합법화시켰다. 이런 기조는 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 정부 출범 직전 정권인수위원회 교육분야에 들어간 전교조 출신 위원들이 새 교육정책의 방향을 잡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현 정부 초기 전교조식 교육정책을 막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징계가 닥칠 때마다 여당 및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시도교육청도 전교조 교사 징계에 따른 반발을 의식, 징계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반복되는 전교조의 불법 연가투쟁과 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판여론이 갈수록 비등해지면서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게 됐다.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반미(反美)동영상 파문 등 연이어 터진 전교조의 편향적인 이념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최근 연가투쟁 참가 전교조 교사에 대한 처벌 지연을 이유로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을 고발하는 등 정부를 압박했다.
이렇게 되자 정부도 ‘연가투쟁 엄정처리’ 강행으로 방향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전교조의 교원평가 반대 연가투쟁을 앞두고 김신일(金信一) 교육부총리와 16개 시도교육감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엄정 처벌’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신일 부총리가 28일 서한문을 통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비교육적 행동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재천명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들의 배울 권리 침해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조선일보 양근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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