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가법원이 오는 9월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에게 반인륜범죄 처벌 요건 중 상급자와 지휘자의 처벌 규정에 따라 소환장을 발부할 예정이다.

 이는 '북한 반인륜범죄 종식 국제활동가연대'(이하 국제활동가연대)가 지난 4월13일(현지시각) 김정은을 반인륜범죄 혐의로 스페인 국가법원에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국제활동가연대 김희태 공동대표는 1일, "반인륜범죄 처벌 요건중에 상급자와 지휘자의 처벌 규정에 따라 스페인 법원이 오는 9월 김정은에게 반인륜범죄로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스위스 제네바 북한 유엔대표부를 통해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스페인 국가법원의 소환장은 제네바 유엔 북한대표부로 송달돼 소환내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거나 소환에 불응하면 6주 후에 체포영장이 발부된다"며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인터폴에 최우선 수배자로 올라가 김정은이 외국 방문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옛 유고의 밀로셰비치가 국제사법재판소에 전범으로 기소돼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러시아는 밀로셰비치의 러시아 방문을 불허한 바 있다.

 스페인 법원은 지난 4월13일 국제활동가연대의 고발장을 바탕으로 5월24일(현지시간) 오전11시 예비심리 첫 재판을 열었다. 이 날 예비심리에서 스페인 법원은 고발내용에 대한 타당성을 인정하고, 영어로 제출된 증거자료에 대한 스페인어 번역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납치된 두 일본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첨부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25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스페인 법원 예심재판부는 원고측 1차 심문을 통해 제출한 증거자료에 대한 각 부분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동의여부를 물었다.

 그리고 7월 30일(현지시간) 예비재판에서 원고측에 대한 2차 심문을 한 뒤 31일에는 명확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198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납치된 일본인 두 명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국제활동가연대는 4월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김정은 정권은 그동안 김정일에 이어 북한 전역에서 반인륜범죄들을 종식시키거나 개혁하지도 않고 오히려 북한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박해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주민들은 북한당국과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밀고만으로 재판도 없이 하루밤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죽어서도 나오지 못하고 평생 살아야 하는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북한 정치범 수용소인 14호 개천관리소에 억류됐다가 탈북한 신동혁 씨를 비롯한 30여명의 반인륜범죄 피해자들의 증언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국제활동가연대가 스페인 국가법원에 고발한 것은 다른 국가에서 벌어진 집단학살, 테러 같은 반인륜 범죄를 스페인 내에서 소추할 수 있는 보편적 관할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 반인륜범죄 종식 국제활동가연대'는 북한인권개선모임, 북한정의연대, 재영조선인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국의 북한인권제3의길, 북한인권국제활동가연대, 참희망미래연대, 미국의 핼핑핸즈코리아, 일본의 북조선난민구호기금, 프랑스의 버마해방연합, 이탈리아의 티베트자유를 위한 모임 등이 참여하고 있다. (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