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에나 판정이나 결정을 내리는데는 그런 결정을 내리는 주체의 적법성과 내려진 결정의 공평성이 뒷받침 되어야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만일 결정 주체가 문제가 있다면 결정은 의미가 없고 분란만 일으킬 뿐이며, 또한 결정 주체가 합법적이라도 올바른 잣대 없는 편파적인 결정이면 더욱 갈등만 부추킬뿐, 전혀 결정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여론 재판이 되고 만다. 누가 봐도 명백한 증거와 논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면 공염불이다.
오늘 300여 시민단체들이 모여 총선시민연대를 결성하고 낙천 대상을 발표한데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누가 이런 시민단체들을 인정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많은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는, 즉 자신들만 인정하는 시민단체는 무의미하고 아무도 그 결정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아마 대다수 국민들은 이 발표를 보고 놀고 있다는 말로 대신하지 않을까?
다음으로 명단에 포함된 후보들에 대한 낙천 사유가 너무 편파적이라는 점이다. 이미 대상에 포함된 사람들이 항변을 하고 있듯이 지난 번에도 똑같은 낙천 이유를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주민들이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되었다면 그 사유는 제외되어야 마땅하고, 당을 옮긴 것이 낙천 사유가 된다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몽땅 낙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는데 어째서 그들에게는 면죄부를 주었는가? 그래서 이 낙천 대상 발표는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 판단에 혼란을 주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속을 들여다 보면 이들 시민단체들은 하나 같이 어용에 가깝고 불순한 색깔들을 가리고 있는 정권의 홍위병들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리들이다. 매번 총선에 나올 국회의원 후보들에 대하여 낙천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오면서 어째서 대통령후보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었던가? 김원기의원이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가짜는 절대로 깜이 아니었기에 당까지 옮겼다는데, 깜도 아닌 가짜를 졸졸 따라 간 배알도 없는 무리들은 낙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말 아닌가? 이것이 바로 편파적인 결정의 진수이다.
제대로 대통령후보들에 대하여 국정 수행 능력과 올바른 사상, 인격과 성품, 결격 사유 등을 보다 면밀하게 검증하고 거르는 노력을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최선을 다해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까지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도 시민단체라는 탈을 쓰고 계속 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할 참인가?
가짜와 붉은 코드들이 국가 안위를 위태롭게 하고 정통성을 훼손하는 언행과 반국가적 행패를 일삼고 있을 때, 그대들 시민단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입도 벙긋하지 못하면서 그때는 정권의 달콤한 사탕에 넋을 잃고 있었단 말인가? 가짜 자신은 물론이고 최측근들과 선후배 심지어 친인척까지 온갖 부정과 비리, 불법과 탈법, 사기와 조작으로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데도 어찌 모른 척 숨어있다가 이제사 나와서 호들갑인가? 지금 이들이 제정신으로 숨을 쉬고 있는가? 시민단체들의 본분인 감시와 고발 기능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진실과 정의보다는 거짓과 불의에 야합하는 듯한 시민단체들이 존재해야 하는가? 지난 대선에서 전자개표기 조작이라는 의혹이 있었을 때는 어찌 숨도 쉬지 않았는가? 이들 시민단체들은 국가 안위와 국민들의 안정되고 행복한 삶 보다는 권력의 힘과 정권의 사탕이 훨씬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국민들간의 갈등을 부추키고 사회 혼란을 야기시키는 짓거리를 해야 속이 후련한가? 온갖 궤변과 말장난, 국제적 개망신과 국익에 반하는 외교, 끝없이 추락하는 경제와 흉흉한 민심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그러고도 시민단체라고 계속 입을 놀릴텐가?
작성자: 이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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