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에게

언젠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내 전 재산이라고는 28만원 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사모 회장이 지방에 한번 떴을 때 차비로 28만원씩 줘왔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올라온 장부를 보니 그러하다. 누가 그 돈에 대한 성격과 가치를 묻는다면 당신은 위 28만원과 박사모의 28만원은 그 가치가 다르다고 말하기도 하겠지?

위 28만원은 구린 돈이고 박사모 돈은 구린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박사모 발전을 위한 깨끗한 돈이라고…

지난 2004년 10월인가? 당시 잘 나가던 박사모가 자발적이건 비자발적이건 간에 전국의 회원들로부터 거둬 모았던 많은 거액의 돈을 전횡하고 있다는 측근들의 반발에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일에 열심히 쫓아 다녔다는 생각이지만, 시쳇말로 쿠데타가 일어났다.

그 이후로도 박사모에서는 뻑하면 활금에 강퇴가 자행돼 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소위 ‘IT사화(士禍)’라고 불리는 할금과 강퇴라는 것은 요즘과 같은 인터넷시대에 새로이 나타난 신종 폭력행위 중 하나로서, 박사모에서는 아주 쉽게 그것도 밥 먹듯 해왔다는 얘기다.

그때 후로 모가지가 뎅겅 잘려나간 회원들이 아마도 수천?

잘은 모르겠으나, 당신은 당시 다른 사람보다 몇 분, 몇 시간 앞서 박사모라는 이름을 선점하는 약삭빠른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 후 골목대장 노릇하듯 하는 어설픈 행동과 처신, 그리고 거액을 모았지만 불투명한 씀씀이에 대한 회원과 운영자들의 충고에 당신은 활금과 강퇴로 아주 쉽게 답해왔다.

저 북한의 김정일이 측근들 부려먹다가 단물 다 빠지면 숙청하고 또는 사형시켜버리는 것과 더하면 더했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인터넷 세계에서 카페지기에 의한 회원의 활금과 강퇴는 당사자들에게 극심한 모욕감과 패배감을 안겨주며 명예훼손에 의한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法的인 성격으로 비교해본다면, 활금은 무기징역형, 강퇴는 사형 선고와 같은 것이다. 적어도 인터넷세계에서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걸 마구잡이로 휘두를 수 있는 것이 카페지기이니…

특히 박사모와 같은 정치인을 추종하는 팬 카페로서의 그 카페라는 주체는 카페지기 혼자만의 소유가 아니라 그 회원들 객체 하나하나가 모두 카페주인으로서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조직적인 카페의 카페지기가 한 회원을 활금 및 강퇴를 하기 위해서는 그 이유에 대하여 회칙규정에 의한 심판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지만, 그보다 더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주인이자 회원인 당사자들에 대한 ‘카페지기의 良心’이다.

한 회원이 카페지기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방향을 위한 충고의 글을 올리면, 대다수의 카페지기는 이를 시인하고 사과를 하며 잘못을 시정하고 다시 힘을 합쳐 나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례요 ‘양심’이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충고를 이성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곧장 활금과 강퇴라는 감성적 처방을 내린다.

이처럼 극도로 비이성적이며, 또한 극도로 감성적인 행동을 수없이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사이코 패스(psychopath)’라고 한다.

요즈음 살인범 강호순의 연쇄살인 사건이래로 세간에 많이 유행되고 있는 단어다.

심복들은 물론 모든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저놈은 사이코 패스야’라는 말을 들어가며 회원들 회비나 축내는 등 그렇게 인생 추접스럽게 살아봤자 앞날에 좋을 게 뭐가 있겠는가?

당장 그놈의 박사모 회장직과 카페지기 후회없이 내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터로 돌아가 땀 흘려 돈 벌고, 그 돈으로 당신 자신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정말 양심적인 일일 것이니 좋은 말은 좋게 받아들일 줄도 아는 사람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홍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