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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고액유학 보내고 ‘서민과 함께’라고?"
해명글 게재됐지만 비판 ´가속화´
2004-02-07 13:20:42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장남이 일년에 6-7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초고액 조기유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 의장의 개인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작성자 ´지인´이란 네티즌이 ´정동영의장 아들의 유학에 대한 변명´이란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이 지난달 25일 새벽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청소를 하고 있다.
자신을 ´지인´이라고 밝힌 이 작성자는 글에서 "조기 유학으로 문제된 큰아들은 정 의원의 LA특파원 시절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3년 다녔고, 영재반에서 공부 한 적도 있었다"며 "아버지의 국내 복귀로 아들은 국내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대원외국어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친 뒤 유학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부모의 극성이 아니라 본인의 공부에 대한 의지로 미국 유학에 따른 모든 절차(TOEFL, SSAT, Interview)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유학을 강하게 요구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정치를 하고있는 아버지로서는 향후에 미칠 파장도 생각했겠지만 자식의 정당하고 대견한 요구에 도피성 유학도 보내주는 판에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해 아들의 유학의 꿈을 꺽을 수는 없었던 것"이라며 정의장 장남의 유학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지인´은 "3년 후 아들은 최우수 졸업 및 자연과학 부분의 최고라 알려진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등 여러 우수대학에서 입학 허가서를 받았고, 지금은 스탠포드대 공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모 주간지에 일년에 학비가 6-7천만원 들었을 거라고 보도했으나 사실 1년 3천여만원씩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아들은 ´자신에게 들어간 학비의 수십배이상을 국가에 보상하겠다고, 쓰러져가는 국내 이공계를 일으켜 세우는 데 일조하겠다´고 자신의 포부를 주변에 밝힌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정 의원은 아들의 유학문제로 지속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지만 제가 아는 정 의원은 이 문제로 변명하지 않고 감수하고 갈 것"이라며 "저도 이런 아들이 있다면 달러 빚이라도 빌려 유학보낼 것"이라며 "이제 그만 (정 의원에게) 돌 던져 주시면 하는 바램"이라며 글을 쓴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장의 비서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글의 내용은 모두 맞는 말이다"며 "정확한 비용은 모르지만 1년에 3천만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모 시사주간지에 6-7천만원이라는 얘기가 나와 사실은 3천만원 정도라고 알리고 싶었지만 얘기가 더 불거질 것 같아 조용히 있었다"면서 "무심코 의원님 사이트에 이런 글이 올라와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이 비서관은 "의원님의 가족이나 보좌진이 글을 올린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정 의장과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보이는 ´지인´이라는 작성자의 변명을 접하고도 비판의 정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정 의장의 측근들은 장남의 유학비용이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3000만원 정도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과 네티즌들은 유학비용의 많고 적음을 떠나 연초부터 환경미화에 나서는 등 ´서민들과 함께´를 캐츠프레이즈로 내건 정 의장의 이중성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젊은힘´이란 네티즌은 "제가 분노하는 이유는 정의원님 태도입니다. 자기 아들은 국내 최고 고등학교도 부족해 고비용을 들여 유학을 보내면서, 자기는 서민편이라 외치고 다니는 것입니다. 겉으로만 민생, 서민을 외치지 마세요"라며 "우리나라 이공계를 위해 좋은 선택이었다고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뛰어난 고등학생들은 나라를 위해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것이 나라발전을 위해 좋겠네요"라고 반박했다.

´서민´이란 네티즌도 "서민들의 애환을 같이 하겠다고 하고서는 뒤로는 아들은 외국에 보내는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한국의 대학에 정말로 갈만한 곳이 없었는지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미국의 수천만원씩 하는 사립 고등학교에 보내는데 우리는 정말로 피가 꺼꾸로 흐릅니다"라고 분개했다.

´전주덕진구´라는 네티즌은 "그렇다고 자식을 희생하라는 이야기는 안하겠습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뭐라고 할까요? 생계가 분초이고 신용이 불량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거 아닌가요"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송태영 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정 의장은 국회 대표연설에서 민생을 살리자며 구구절절 옳은 소리를 했지만 진정 가슴으로 서민걱정을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송 부대변인은 "정 의장은 ´아들이 졸라서 어쩔 수 없이 조기유학을 보냈다´고 변명하는 모양인데, 이는 보내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보내는 서민들을 두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 의장은 지난 6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하루 만원을 더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서민을 찾아가겠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집에서 노는 수십만명 청년들을 놔두고는 미래로 전진할 수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민생을 살리자고 외쳤다.

[이혜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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