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여기서 공선법 278조와 공선규칙 제13장의2는 왜 2000년 2. 16일에 본조 신설이 되었을까요?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97년 7월에 신한국당 경선이 있었습니다. 이회창씨와 이인제씨가 서로 경합을 벌였지요. 그 경선 당시 사용된 투표 및 개표 방식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바로 OMR카드에 의한 투표 및 개표 방식이었습니다.
여러분들 OMR카드가 뭔 줄 아시죠? 왜 대입수능이나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답안에 까맣게 마킹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한 방식으로 경선의 투표 및 개표가 이루어졌다 이 말입니다. 먼저 OMR카드에서 내가 원하는 후보자에게 컴퓨터용 싸인펜 같은 도구로 기표를 하고, 그 OMR카드를 OMR스캐너로 판독, 개표를 하여, 컴퓨터로 집계를 하는 방식의 선거를 치루었습니다. 헌데 이러한 OMR방식의 투표 및 개표가 상당한 문제점들이 노출이 되어 경선과정에서 큰 소란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 때 마침 중앙선관위에서는 선거사무에서 OMR카드식 투,개표시스템 개발을 의도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경선과정에서의 OMR카드식 투표용지에 의한 카드판독기 사용의 문제점들을 보고, 새로운 방식을 연구하여 브라질의 "버튼식 전자투표기" 개발로 선회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버튼식 전자투표기"는 어떠한 것인지 짐작이 가시죠?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그 중에서도 입금, 출금 화면 옆의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터치스크린"은 입금, 출금이라 쓰여 있는 화면 그 자체를 누르는 것이고요. 1998년 중앙선관위는 이러한 "버튼식 전자투표기"에 대한 연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1999년 6. 15일- 6. 30일에 있었던 감사원 감사에서 이에 대한 지적을 받게 됩니다. 바로 중앙선관위 선거과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투표지 없는 전자투표방식인 전자투표시스템의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감사원이 "기관주의"를 준 것입니다.
그리하여 전자투표시스템의 관련법규가 없다는 감사원이 지적에 따라서 2000년 2. 16일 공선법 278조와 그 하위법규인 공선규칙 제13장의2가 "본조 신설" 된 것입니다. 이렇게 공선법 278조와 그 하위법규의 생성연원과 입법취지로 볼 때 이는 버튼식 전자투표기, 터치스크린 같이 투표지가 없는 "전자투표기"를 사용하기 위한 근거법률이며, 여기서 나오는 "전산조직에 의한 개표"란 "전자투표"를 하고 난 이후 이에 대한 "전자개표"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입법취지를 살펴볼 때 이 공선법 278조 및 그 하위법규들은 "전산개표기"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니므로, 적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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