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의 외교정책 노선을 보면 크게 우를 범하는 것을 하나 볼 수 있다.
중국처럼 꺼림칙한 놈이나 북한처럼 고약한 놈을 포섭하려다 남한과 대만을 멀리하는 우를 자주 범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남한이야 최근 10년간에 걸쳐서 반미성향의 좌익정권이 들어서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대만의 경우는 다르다.
지미 카터 시절 대만과 단교한 이후, 계속 통상교류를 목적으로 중국에 접근하려고 대만을 멀리하거나 비공식적인 관계로 지위를 격하시키고 있는 점이다.
더불어 우리나라도 대만과 단교하는 등 중국 눈치를 맞추는 사태까지 왔다.
그때마다 대만은 비록 비공식적인 관계이긴 하나 미국이나 한국의 정책을 증오하면서도 내실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데 주력해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로 6자회담 체제를 유도하면서 알게 모르게 기존의 중국을 존대해주는 것에 더하여 북한을 배려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내던 것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건전한 대만정부가 불건전한 북한 독재정권보다도 미국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마당에 만일 민주주의를 하는 대만은 외면하고 북한과 외교를 트겠다는 미국에 대항하여 대만정부가 돌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만인들 실리를 모르는 바보는 아닐 터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실리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군사안보관계 만큼은 중국과 적대를 유지해왔었고, 그 점이 서태평양 전선에서 미국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대만이 “지금부터 미국과 단교하고, 중국과 통합하겠다. 대만의 동해안에 중국의 군사기지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일본열도와 대만으로 차단되어 있던 중국이 대만을 통하여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얻게 되므로 미국은 북한 핵 문제보다도 더한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흔히 하는 속담으로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한다.
그러나, 얼떨결에 말 안 듣는 놈 달랜다고 지금까지 말 듣고 참아주던 놈 무시하면,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믿었던 구석에서 큰 구멍이 난다.
대만이 중국과 적대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었으므로 적대를 철회하는 것도 그들의 선택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지금까지 대만의 대중적대관계를 당연하다고 여기고 경시하다간 큰 코 다친다.
대만이 미국에 군사적 가치가 큰 만큼 중국에는 미국보다 몇 곱절의 가치가 있음을 모르는가.
배신하지 않을 대우를 그만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철통우방의 배신은 악의 축보다도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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