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봉숭아학당도 이보다는 낫다
한나라당의 정책 기능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한다. 주된 이유는 주요 현안마다 친이.친박으로 갈려 구심점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주류들은 다음 선거를 의식하여 박근혜의 눈치를 보느라 주류로서의 역할을 간과하고 친박들은 박근혜의 인기를 등에 업고 친이들을 이리 저리 불러들여 외연 확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친이중에도 강경파가 있고 온건파가 있으며, 친박중에는 원박(원조친박), 월박(친이에서 친박으로 월경한 친박), 복박(친박으로 복귀한 사람)으로 다양하며 이래 저래 몸집을 불려 친박이 100여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친박이든 친이든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들이 출범시킨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를 모은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요즘 한나라당은 정부를 탄생시킨 여당으로서의 역할은 내팽개친 채 잠재적 미래권력인 박근혜의 눈도장 찍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죽해야 낮에는 친이 밤에는 친박이란 유행어가 시중에 회자되고 있겠는가.
나는 친박들의 복당을 반대했었다. 그들이 복당을 요구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이명박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헌신하겠다는 주장들을 했었지만 나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지난 글에서 그들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을 하기위하여 복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친박활동을 하기 위하여 복당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했었다.
국회가 원구성을 완료한 것은 정기국회 개회 직전이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후 겨우 국회에 등원하여 첫 정기국회를 맞이한 그들이다. 그런데 나랏 일은 팽개치고 벌써부터 다음 선거를 의식하여 눈도장 받기 위하여 이눈치 저눈치 보며 고양이 처럼 야행성 회합을 갖고 차기를 약속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행보들을 해도 되는가.
도대체 그들이 국회의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 목적이 무엇인가. 나는 이명박대통령이 하루를 대통령을 하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소신껏 하라고 글을 쓴일이 있다. 물론 그런 글을 대통령이 읽을 일은 없겠지만 그것은 나의 소신이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하루를 해먹더라도 소신을 가지고 국회활동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유복한 가정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 떨어지더라도 먹고 입을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국회의원이 뭐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신념도 없고 배알도 없이 이 눈치 저눈치 보며 비굴하게 의원 노릇 하는가.
한마디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잘못 뽑았다. 이들은 여기 저기 공조직에서 파열음을 내며 저항하는 좌익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말한마디 하는 사람들이 없다. 이 세상 욕이란 욕은 다 얻어 먹으며 속된 말로 생기는 것 하나 없이 그들과 싸우는 보수 일반에 대해 감사할 줄도 모른다. 그들을 적당히 이용이나 하고 유리한 정치 환경이 조성되면 거들먹 거리고 나타나는 것으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국회의원들을 보면 많은 보수들은 '왜 내가 이런 쓸데 없는 일을 하나'하는 회의를 할 것이다. 도대체 한나라당에는 당의 목소리가 없다. 있다면 중구난방의 불협화음 뿐이다. 이것이 봉숭아 학당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엊그제 박근혜는 대통령 중임제를 개헌을 주장하고 나섰다. 개헌을 하면 4년임기의 대통령은 이미 된것이나 마찬가지고 또다른 4년이 문제라는 뜻인지 모르지만 시기가 적절치 않다. 아무리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개헌 문제를 꺼낼 때가 아니다. 아직 취임 1년도 되지 않았고, 더구나 세계적인 경제난국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함께 지혜를 모아야할 시기가 아닌가.
박근혜를 보면 이회창 전총재가 떠오른다. 대통령이 다된 것처럼 오만을 부리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노무현이라는 복병에게 허를 찔렸던 전철이 떠 오른다는 것이다. 이회창은 총리 시절 대쪽이라는 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고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 실패한 후보가 되고 말았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기가 높을 수록 겸손하고 조신한 태도를 보여주고, 친박들에게도 분란을 일으키고 뒷다리 잡는 역할만 시킬 것이 아니라, 이미 출범한 정부에 협조하도록 설득을 한다면 그는 친박의 우상이 아니라 국민들의 지도자로 격상될 것이다.
683718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