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계적 검색·실명인증 요구
되레 부패·탈법고발만 막아”
선관위와 경찰의 강력한 ‘총선 사이버 전쟁’이 환영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의 특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진보네트워크 장여경 실장은 “경찰은 편의에 따라 서버 제공 기관에 접속기록을 모두 남기라고 요구하고, 선관위는 기계적 검색을 통해 삭제요청을 남발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통신에 대한 비밀사항을 요구할 때는 법에 의한 영장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선거법 개정안은 후보자나 예비후보자들의 상시적인 인터넷 선거운동을 자유화하면서도, 동시에 인터넷상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이나 후보자, 인터넷 언론의 게시판·대화방에서 선거에 관한 의사표시를 할 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조처를 취하도록 하는 인터넷 실명인증제에 대해서는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인권운동사랑방 등 55개 단체는 지난달 말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대위’를 구성해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규제가 과도해 국민의 발언과 참여를 가로막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인터넷 상에서 선거운동의 자유가 확대된다면 그만큼 선거운동의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며 “표현의 자유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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