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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무효소송에 관심 가져주세요"

주시모 공동대표 박철성씨…"시민단체 총선 불법 선거운동 제지할 것"

2004-01-30 16:51:45

작년 1월 주권찾기시민모임(주시모)이 제기해 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대통령선거무효소송이 9차 공판(2월 2일)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 공판은 결심공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재판부의 판결이 주목되고 있다.

- 박철성 주권찾기 시민모임 공동대표.

언론의 무관심 속에 소를 제기해 1년여 간 묵묵히 투쟁한 주시모에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소송을 주도한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얼마 전 주시모의 공동대표를 맡은 박철성(50.법무사)씨.

주시모의 이기권 대표가 ‘행동가’라면 박 대표는 ‘지략가’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법무사였던 그는 대선 후 전국을 돌며 ‘수검표에 의한 재검표’ 시위를 하고 있던 주시모에 ‘선거무효 소송’을 제안해 직접 소장을 작성, 선거무효소송 제기시한인 1월 18일 마감 30분전인 11시 30분에 접수시켰다.

박 대표는 “이번 9차 공판이 결심이 될 것 같다”며 “재판결과에 관계없이 주시모는 4.15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시민단체들의 불법 선거운동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단체 행동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소송에 대해 “전략적 집중이 제대로 안된 것이 안타깝다”며 소송의 당사자인 한나라당과 선임된 변호사들의 팀워크가 좋았다면 승소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박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양천을 지역구에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해둔 상태다. 그는 “더 높은 자격을 취득한 후 도전을 하려고 했지만, 몇몇 시민들이 공천을 적극 권유해 고심 끝에 도전했다”며 “민주당 한화갑 의원이 우리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만약 내가 후보가 된다면 이 선거를 제 16대 대선 평가전으로 규정짓고 지난 대선의 불법성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개인적 사건으로 사무실을 찾아오는 의뢰인이 두렵다고 밝힌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무효소송에 신경을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1년간 진행된 소송에 대해 회고하며 주시모 회원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 박철성 대표가 꺼내놓은 A4용지 크기의 증거자료 묶음 서류. 주시모가 제출한 증거자료만 해도 500~600건이 넘는다.

-소송 진행상황은?
“심리가 한 번 정도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번 9차 공판이 결심이 될 것 같다. 대법원은 작년 12월 31일까지 제출 할 수 있는 모든 증거를 다 취합해 달라고 요구했고, 우리는 선관위 개표상황표을 비롯해 라면 한 박스 분량의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아직도 준비서면 하나 정도 더 낼 생각이 있다.”

-선거 무효소송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정리를 한다면….
“지난 대선 결과에 망연자실하던 시민들이 국정원 출신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전자개표기에 의한 부정선거’라는 글에 의해 재검표를 요구하며 서울, 대전, 부산을 돌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재검표 주장은 시기적으로나 방법적으로나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의심받고 있는 선관위가 보관하고 있는 투표함을 한참 뒤 꺼내보자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몇 군데 인터넷 게시판에 재검표를 포기하고 ‘선거무효소송’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재개표를 주장하는 많은 양의 글에 눌려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주시모 사무실을 찾아가 당시 대표들에게 “선거무효소송을 해야지 재검표해서 뒤집지 못하면 우스운 꼴이 된다”고 조언하니, 그들은 “우리는 변호사도 없고 변호사를 선임할 돈도 없다. 법무사님이 소송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선거무효소송은 해본 적이 없었다. 또 이런 소송은 대법관 출신의 강력한 변호사가 맡아야만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거무효소송 제기시한을 당장 이틀 앞두고 있는 촉박한 상황이어서 내가 소장을 써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통령 선거무효소송이 살아있었다. 따라서 나는 ‘당이 알아서 할 터이고, 어차피 한나라당 소송으로 병합될텐데 내가 괜히 나서서 한다고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제기한 소송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소장을 작성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80개 개표구에 대한 재검표 결과 별다른 변화가 없자 지난 2월 초 소를 모두 취하했고 당시 지도부는 “겸허하게 대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소장을 쓰다보니 이에 대한 샘플이 없었고, 또 사무실 일도 정신없이 바빴기 때문에 시간이 계속 지체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힘들게 소장을 완성해 주시모 사무실로 가보니 원고가 될 시민단체 회원들의 명부가 겨우 20여명만 적혀있었다. 원고 명부가 많으면 힘을 더 받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던 나는 당황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원고를 3명으로 하자고 제안해 소장을 그에 맞게 수정, 원고를 당시 주시모 대표였던 홍모, 배모씨와 지금의 대표 이기권씨 이렇게 3명의 명의로 해 제출하게 됐다.”

-1년 넘게 소송을 진행하며 힘들었던 점은?
“언론과 한나라당의 무관심에 참 답답했다. 그러나 주시모의 열혈 시민들은 직접 전단지를 돌리며 소송 홍보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욕과 칭찬을 번갈아 들으며 눈물겨운 투쟁을 했다. 내 내면에도 돈키호테 기질이 있는지 상황이 힘들어질수록 더 밀어붙이려는 근성이 나왔다.

-변호사들의 협조는 어땠나?
“3차 심리를 앞두고 애국변호님들을 한 분 두 분 모시게 됐고, 지금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비롯한 수 십명이 선임되셨다. 그러나 솔직히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분은 불과 3~4명에 불과하다. 내가 서류를 부탁하면 세 분 정도가 돌아가면서 작성해주셨다. 애를 안고 다니면서 이 변호사 저 변호사에게 ‘동냥젖’을 먹인 셈이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팀워크가 제대로 안된 것이 안타깝다. 소송의 당사자인 한나라당이 관심을 갖고, 지금 계시는 변호님들이 똘똘 뭉쳐서 이 소송을 준비해 전략적 집중을 했다면 승소 가능성이 더 충분하지 않았을까….”

-재판이 끝난 뒤 주시모의 방향은?
“소송결과에 관계없이 우리 주시모는 4.15 총선을 앞두고 친노성향 시민단체들이 불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대로 주권이 유린되는 상황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고 들었다.
“과거 개인적 역량이 쌓이면 정치에 관여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더 높은 자격을 취득한 후 도전을 하려고 했다. 또, 1년간 대선소송에 매달렸고 바쁜 사무실 운영으로 인해 전혀 관심을 안두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시민 몇 분이 공천 신청을 건의하셨다. 그 분들은 ‘1년간 봐오니 선거무효소송을 열심히 해온 모습을 잘 봤다’며 ‘꼭 변호사만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법원에서 사무관 경력도 있으니 한 번 도전해보라’고 용기를 주셨다.

-한나라당의 최근 행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뭐라고 생각하나?
“한나라당은 고유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국이념과 발전의 주도세력, 순국선열을 존중하는 이념이 있어야 한다. 지금 한나라당은 보수의 이념이 흐려지고 있고, 지향점 없는 개혁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지나치다못해 좌파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이것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동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 보수당과 노동당의 이념 대결구도로 가야한다. 현재 우리나라 정당은 이념정당이 아니라 지역정당이다. 이 과제를 한나라당이 풀어야 한다.

-박철성 대표 학력 및 약력-
계성고등학교 졸업
한양대 공대 중퇴
국제대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졸업
제12기 법원행정고등고시 합격
대법원 사무관
인천지방법원 동인천등기소 소장
현재 법무사 개업 중
주권찾기시민모임 공동대표

[윤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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