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신갈 분기점. 차량 수십대가 왕복 6차선 도로 위를 시원하게 달렸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였지만 강릉과 인천 방향 모두 막힘이 없었다. 지난해 말 영동고속도로 신갈 분기점~양지 나들목 구간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 개통했기 때문이다.

신갈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와 중부·중부내륙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이천시 호법면 호법 분기점까지 33.6㎞를 지나는 데 20분이 걸렸고, 시속 90㎞ 속도를 유지했다.

영동고속도로 신갈~호법 구간은 수도권과 강원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해왔지만, 용인과 이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면서 상습 정체 구간이었다. 하루 평균 12만대의 차량이 4차선 도로를 오가며 평균 시속 60㎞, 특히 주말과 아침 출근 시간대에는 시속 50㎞의 속도밖에 내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 박성태 수도권 건설사업단장은 "수도권과 대전·대구 등 중·남부 지역을 잇는 중부·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이 구간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이 때문에 주말이나 명절에는 막히는 것이 극심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07년 10월부터 이곳의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도로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신갈 분기점에서 용인 나들목까지 왕복 4차선을 10차선으로, 용인 나들목에서 호법 분기점까지 4차선을 8차선으로 늘려 2012년 12월에 개통할 계획이었다. 105만6000㎡를 덮을 수 있는 양의 콘크리트와 서울에서 충북 옥천까지 철로로 이을 수 있는 철근 2만1000t이 들어간 총사업비 5913억원 규모의 대공사다.

평소에 막히는 도로에 확장 공사까지 겹치자 차량 흐름은 더욱 둔해졌다. 용인시에 사는 황모(43)씨는 "주말에 막히기 시작하면 20~30분은 그냥 서 있는데 도로 공사까지 시작돼 정체가 심해졌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도로공사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공사를 빨리 진행했고, 공사기간을 5년에서 4년으로 줄였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신갈 분기점에서 양지 나들목까지 양 방향 1차선씩을 먼저 완성해 지난해 말 부분 개통했다.

부분 개통이지만 도로가 6차선으로 늘자 기존 차간(車間) 거리가 30여m에서 55~65m로 두 배 가깝게 늘어났다. 강릉 방향 평균 속도가 주말 시속 56.5㎞에서 시속 86.5㎞로, 출근시에는 시속 32.4㎞에서 68.3㎞까지 빨라졌다. 인천 방향 평균속도도 주말이 24.6%, 출근시간대가 52.4% 상승했다.

전체 도로 확장공사는 올해 11월 말 모두 마무리된다. 오는 7월 20일 신갈 분기점~양지 나들목 구간은 왕복 8·10차선(신갈 분기점~용인 나들목 10차선, 용인 나들목~양지 나들목 8차선)으로 완전 개통하고, 이어 11월 말 양지 나들목에서 호법 분기점 구간은 왕복 8차선으로 완성된다. 7월 20일부터 한 달간은 여름 휴가기간의 지·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양지 나들목에서 호법 분기점 구간을 왕복 6차선으로 임시 개방한다.

한국도로공사 류철호 사장은 "공사 기간을 1년 단축해 교통 혼잡비용 감소 등 1014억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 도로 확장으로 지·정체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