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새누리당이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통합당을 다시 앞섰다. 

조선일보·TV조선·미디어리서치의 3월 2~3일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에서 새누리당(33.7%)은 두 달 만에 민주통합당(31.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 연말 조사에선 민주통합당(34.9%)이 당시 한나라당(32.7%)을 제치고 7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선두를 탈환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범야권 후보(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범야권 후보 지지 응답이 48.8%로 새누리당 지지(37.1%)보다 11.7%포인트나 높았다. 양당을 바라보는 시각과 '범보수 대 범야권'을 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민주당은 잇단 악재로 하락

이번에 정당 지지율이 역전된 것은 작년 말부터 여야가 경쟁적으로 벌여온 당 쇄신과 공천 작업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였던 박원순 시장의 승리 이후 상승세를 탔던 민주통합당은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과 현역 살리기식 공천,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잇따라 드러난 불법 사례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은 당 쇄신과 공천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주통합당의 최근 1~2개월간 활동과 공천 과정을 보면서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했나'란 질문에 '좋아졌다'(38.0%)와 '나빠졌다'(32.6%)는 응답이 비슷했다. 반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과 공천 과정'에 대해선 '좋아졌다'(44.0%)는 평가가 '나빠졌다'(22.4%)에 비해 훨씬 높았다. 민주당이 작년 말 이후 총선에 대한 낙관론에 빠져 거듭 헛발을 디디는 사이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 전면에 나서서 당 쇄신과 공천 작업을 주도한 것이 친박 성향의 중도층을 움직인 측면도 있다. 한나라당에 대해선 지지를 유보했던 중도층이 박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새누리당 지지로 옮겨왔을 것이란 얘기다.

◇중도층, 새누리당보다 범야권 지지

새누리당이 비록 당 지지율에선 역전시켰지만 총선에서 야권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 등과 연대해 범야권 후보를 낼 경우 상당한 격차로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야권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반(反)새누리당' 정서가 여전히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록 민주통합당의 모바일 부정 사건과 공천 파동으로 진보·중도층 일부가 돌아서긴 했지만, 이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로 옮겨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특정 정당 지지 의사를 보이지 않은 중도층 중 상당수는 새누리당보다는 범야권 후보 지지로 옮겨갔다. 특히 20~40대와 수도권·호남 거주자의 경우 민주통합당 지지율에 비해 범야권 후보 지지율이 20%포인트 정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