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인 관리, 즉 ‘안보’에 핵심을 둔 외교 정책을 제시했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증가할 것에 대비, 주변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북한 리스크’에 대한 외교적 대처를 최우선의 업무로 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통상부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 중앙청사 별관 외교부청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보외교’ 등의 내용을 담은 2012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올해 외교부의 안보외교 정책기조는 김 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 안보의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중·일·러 등 핵심 주변국과의 전력적 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하는 등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핵 포기와 동시에 국제사회의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제공하는 ‘그랜드바겐’에 기반한 해결책 모색도 강조했다. 외교부는 주변국과 외교적 협력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 비핵화 사전조치를 조속히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외교부의 전략기조는 ‘주변국과의 네트워크 심화로 한반도 정세 유동성 국면에 적극 대처’로 요약된다.

지난 김 위원장 사망 국면 당시 정부를 비롯한 주변국의 대북 정보의 부재나 중국과의 공조체계 논란 등 한반도 급변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교부는 이날 각 주변국과의 구체적인 외교 협력 계획도 제시했다. 외교부는 한미 동맹관계 발전과 관련해 ▲2+2(외교·국방) 고위급 협의체 정례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을 통한 성과 도출 ▲지역·범세계적 문제로 협력범위 확대 등을 통해 ‘최상의 한미 동맹관계’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는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어업 등 현안 관리를 통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심화하기로 했다. 일본과는 우선적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진전시키고, 러시아와는 지속적으로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날 ‘세계공영 기여외교’, ‘성장동력 확보외교’ 등의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박준희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