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당선무효] “내가 정치를 너무 몰랐다”

[송경희대변인 중도하차] “내가 정치를 너무 몰랐다”
발언 파문 직후 盧대통령으로부터 교체 언질 받아
‘86일 최단명’…“나라고 왜 감정이 없겠나” 서운함 표시

▲ 7일 전격 경질된 청와대 송경희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DB사진

관련기사
-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 경질...후임에 윤태영씨
- [두달만에 개편] ‘청와대 소식지’ 박종문비서관도 경질

청와대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이 7일 전격 경질됨으로써 임명 86일 만에 물러났다. 송 대변인 경질은 11일 만에 물러난 서동구(徐東九) 전 KBS 사장에 이어 현 정부 들어 두 번째 인사 실패 사례이다.

송 대변인은 그동안 브리핑 과정에서의 몇 차례 실수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러나 송 대변인은 “무슨 일만 생기면 대변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항변해왔다. 때문에 이날 송 대변인 경질을 전하는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에게 “시스템상의 잘못을 대변인에게 덮어씌우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송 전 대변인은 이날 경질 발표 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정치를 너무 몰랐다”며 “정치가 무슨 뜻인지를 다 아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경질과 함께 총무비서관실에 대기발령이 난 송 전 대변인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총무비서관실에 그대로 있기는 뭐한 것 아닌가”라고 그만둘 생각임을 내비치면서 “연구원으로 돌아갈까…. 돈이 좀 없어서 문제이기는 하지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나라고 왜 감정이 없겠느냐” “책을 한번 써볼까도 생각했으나 그걸 쓰면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지 않을까” “자기네 잣대로 이리저리 재단해서 입맛대로 흔들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는 등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면 촌스러워진다”고도 말해,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송 전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한 달 전쯤 경질에 대한 언급을 이미 받았고 그때부터 마음의 준비는 해왔다”면서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예우를 갖춰서 말씀해 주셨다”고 했다. 송 전 대변인은 “그때가 조선일보에서 ‘송경희 대변인 폭발’이라는 기사를 쓴 직후였다”고 했다.

송 전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조선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변인이 어떤 일도 못하게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대변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이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었다. 당시 송 전 대변인은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이 자신과 상의 없이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자신의 브리핑 내용을 ‘정정’한 데 대한 섭섭한 감정을 격렬하게 표현했었다.

송 전 대변인은 “나는 당시 조선일보에 그 이야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베팅했던 것이고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라면서 “그 이후 언제든지 그만둘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송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10일 임명된 후, 군의 경계강화 조치를 ‘워치콘 격상’으로 잘못 브리핑했다가 북한이 이를 확대해 문제삼았던 ‘워치콘 파문’ 등 여러 수난을 겪었다.

(신정록기자 [email protected] )

1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