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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법무 "한총련, 北정책발언과 일치 정상아니다"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7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사장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 초청 강연에서 “한국 사회의 학생조직이 친북 성향을 가지는 것이 정상적인 건 아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한총련 수배 해제 문제를 언급하면서 “20대 학생 그룹을 150명 넘게 수배 상태로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북한의 정책적 발언과 일치하는 것도 정상적인 건 아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한총련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학생 조직으로 가야 한다”며 “그 동안 이적성으로 묶여 있어 다양성으로 가는 게 차단된 면도 있다”고 했다. 한총련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검찰의 공안 기능 재정립과 연관돼 있어 공안부 검사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한총련은) 위험하니까 묶어놔야 한다’와 ‘양지로 꺼내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두 시각 사이에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검찰 수사권 이양과 관련, “경찰 송치 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형사부의 업무량을 줄이는 방안의 하나로 수사권 이양도 검토하는 등 과감하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검찰을 전문화, 슬림화 시키는 게 대안이다”고 말했다. 나라종금 수사에 대해서는 “기존 사건과 달리 정치적 외압은 일체 없으며 검찰의 위기와 난관을 뚫고 나갈 사건이다”고 했으나, “검찰은 법대로 가는 데 밖에서 보는 국민과 여론은 종전의 불신을 바탕으로 한 시각으로 비판하는 게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

▲검찰 개혁

-검찰 개혁의 의미도 마땅히 지켰어야 하는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데서 출발한다. ‘법대로’ 하자는 건데 하나하나 법률적으로 검토하다보면 오해도 받는다. 예를 들어 SK사건 때 경제부처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게 문제가 됐다. ‘정치 외압’이라는 논란이다. 검찰에서는 외압이다 아니다 얘기가 많았다. 법무부에서 검토해 보니, 일본·독일의 경우 총장에게 의견 전달하는 것은 수사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법무부장관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게 구조화, 제도화돼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검찰 수사 등에 얘기할 때는 장관에게 해달라는 문건을 만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장관을 통해 외압을 제도화 하겠다는 거냐는 비난이 돌아왔다.

-50년 동안 시스템화 됐으나 못 지켜왔던 것을 지키자는 게 하나고, 21세기의 전진된 법 체계 요구에 대응하자는 게 다음이다. 신인사 참여는 정부 조직 밖에서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콘트롤하고 감시하자는 거다. 정부조직의 개방은 21세기의 새로운 요구다. 검찰 개혁은 첫째 50년 간 제도화됐지만 지키지 못했던 법을 살리는 것, 둘째 시민사회·일반 국민이 정부조직 속에 들어오는 것이다.

▲법무부의 문민화

-3월 취임 때 ‘법무부의 문민화’를 주장했다. 이는 법무부와 검찰을 헌법, 정부조직법 등 법에서 규정된대로 가져가자는 것이다. 법무부는 인사권, 예산편성권을 쥐고 검찰을 지휘·감독하도록 돼 있다. 검찰은 물리력으로 제도화된 권력을 가지고 있어 국민에 의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시스템이다. 대통령, 법무부 장관이 통제하는 게 정상적이다.

▲외국인 지문날인제도는 잘못

-‘법무부의 문민화’의 또 하나의 의미는 법무부가 검찰 중심으로 운영돼 오면서 교정·출입국관리·법률심의·인권 등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소홀히 됐던 것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출입국관리 문제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8 올림픽 이후 사람이 드나드는 유동 구조로 한국사회가 바뀌었는데 아직도 물류 중심인 관세청에는 인력이 남아도는 데 반해 출입국 관리는 인력이 부족하다. 2년 이상 체류 외국인에 지문날인을 요구하는 제도는 잘못된 것이다. 범죄의 세계화에 대비해야 한다. 위조여권을 통해 범죄인이 드나들고 브로커 조직이 개입돼 있지만 체계화된 관리가 안 돼 있다. 최근에 인천지검 외사과를 강화하고 출입국관리국에 브로커 조직을 파일화해서 관리하도록 했다.

▲검찰은 위기

-검찰의 위기라는 데 검찰도 동의한다. 큰 사건으로 인해 명예와 권위가 실추됐다. 위기를 뚫고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나라종금 사건’이 위기와 난관을 뚫고 나갈 사건이다. 기존 사건과 달리 정치적 외압은 일체 없다. 하지만 검찰은 법대로 가는 데 밖의 국민들과 여론 사이에 시각적인 갭이 있다. 종전의 불신을 바탕으로 한 시각으로 비판한다. 이것이 힘든 상황이다. 신뢰 회복에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본다.

▲한총련

-대통령이 먼저 언급한 ‘한총련’ 사건에 대해 얘기하겠다. 150여명의 대학생이 2∼6년 수배 생활은 하는 건 문제다. 대통령이 수배 해제해서 학생으로 살게 할 수 없겠냐는 문제를 던졌다. 이는 검찰 공안 기능의 재정립과 연관돼 있어 공안부 검사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검찰 공안 기능도 대표적으로 정치가 이용했던 것이다. 지나치게 공안을 강화해 문제가 발생했다. 공공의 안전을 지킨다는 공안은 테러방지, 간첩 검거 등에서 상당히 중요하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일반 사건은 이해관계자 마다 이견이 있지만 공안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기준이다. 하지만 정당성을 잃어 버린 게 우리 사회의 불행이다. 과거 잘못이 있었다고 해서 공안 기능을 없앨 수는 없다. 공안 기능을 교정, 정책을 새로 가져가야한다. 노사 문제, 다른 나라와의 공안, 출입국 관리에서 국제 범죄 막는 것 등 공안기능이 굉장히 중요하다. 폐지는 안 된다. 현실에 맞는 공안기능을 가져가야 한다.

-수배 생활 자체는 인권 침해의 우려가 제기된다. 물론 자수하면 된다는 얘기도 할 수 있겠으나 이유가 어쨌든 전체 사회로 볼 때 20대 학생 그룹이 100명 넘게 수배 상태로 만드는 건 문제다. 공안부는 친북노선의 경계선에 가 있는 단체를 수배해제 하면 합법화로 마구 나가는 등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나는 양측 모두 부정적이다. 100명씩 수배를 하는 쪽은 인력 관리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우리 사회의 인력 낭비다. 한국 사회의 학생조직이 친북성향을 가진 것도 정상적은 아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학생 조직으로 가야 한다. 이적성으로 묶여 있어 다양성으로 가는 게 차단된 면도 있다. 그 안에 고착돼 있는 것도 문제다.

-‘위험하니까 묶어놔야 한다’, ‘양지로 꺼내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두 시각 사이에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국보법 문제도 보수, 진보의 이념 문제가 아니라 효용성을 가진 것이냐 하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 우리 사회가 보수, 진보를 따지는 단계는 넘어선 것 아닌가. 경제주의적 효율적 관점에서 문제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질의 응답.

-수사권을 다른 수사기관에 두고 검찰은 형사 소추만 하면 안 되나? “중요한 지적이다. 검찰은 경찰 송치사건을 처리하고 수사 지휘하는 형사부가 기본이다. 문제는 일반 형사부의 기능이 저하됐다는 거다. 민원성 고소·고발 사건이 많고, 인력의 50%가 형사부에 있지만 인사·업무에 소외받고 있다. 일부 특수부가 잘 나간다고 느끼는 소외감이다. 업무량을 줄이는 방안의 하나로 수사권 이양도 검토하는 등 과감하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슬림화, 전문화가 대안이다.”

-특검은?

“검찰이 정상적으로 가면 인적관계에서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특검으로 가는 건 정상은 아니다. 원론과 기본에서 풀지 않고 예외로 가는 게 문제다 특검이 아닌 대안을 마련하는 건 필요하다.”

-북한 인권문제는?

국가정책에 따라야 한다. 서독이 분단 시 동독의 인권사항을 연구했다가 통일 후 인권 침해 청산 작업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북한 인권 문제는 법무부보다는 인권위가 담당하는 게 적절하다. 북한 인권 문제가 공론화 안 된 건 사실이다. 북한 비판 그룹은 쉽게 제기할 수 있었지만, 북한을 현실로 보자는 그룹에서는 쉽게 꺼내지 못한 측면이 있다. 북한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어느 한 쪽이 막혀 있으니까 인권 문제 접근을 어렵게 했다.”

-호주제 폐지에 대한 의견은?

“호주제 폐지는 2-3년 전부터 이슈화됐다. 여성부가 기획단을 출범했다. 개인적으론 호주제가 폐지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폐지해도 큰 지장은 없다. 있어도 별 지장은 없지만 피해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 독일에 있는 자녀가 성(姓)을 선택할 수 있다는 조항은 문제가 될 것 같다. 한국에서 정서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냐는 문제다. 하지만 나는 지지하는 입장이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어차피 아버지 성으로 간다. 다만 재혼 가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수사 전담반을 설치할 의향이 있는가?

“검찰의 전문화와 관련된 문제다. 결론은 고급 인력에 의한 전문성 있는 수사가 필요하고 이는 검찰이 해야한다는 거다. 공정위, 청와대 사정팀, 특검에서도 수사는 검사가 한다. 파견을 나가든 전담이든 수사는 검사가 할 수밖에 없다. 기업수사 전담반은 논란이 있어 검토하겠다.”

-한총련 어떻게 푼다는 건가?

“학생들이 북한의 정책적 발언과 일치하는 건 정상적인 건 아니다. 국보법 찬성 반대가 옳고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라, 햇볕을 쪼이게 하느냐 그냥 놔둬서 말라 죽게 하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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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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