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건과 김현철씨는 무관하다.
한보그룹이 부도가 나자 야당은 문민정부를 몰아붙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당시 국민회의 임채정의원은 한보가 독일 SMS사에서 설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2천억원이상의 리베이트가 내게 들어왔다고 근거없는 낭설을 퍼뜨렸다. 이 때 처음 검찰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나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한보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종결되었다.
그러나 97년 3월 청탁을 거절당해 앙심을 품었던 박경식에 의해 몰래 불법적으로 찍힌 전화통화장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야당은 즉각 사법처리와 청문회를 요구했다. 한보사건도 이 때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도 어찌할 수 없었는지 나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하였다. 본격적으로 ‘김현철 죽이기’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검찰의 소영웅주의와 대통령 아들을 구속시키면 검찰의 중립성이 증명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수사 지휘부를 도중에 갈아치우면서 수개월 동안 3백여명의 특수검사, 수사관들을 동원하여 저인망식 수사를 펼쳤다.
하지만 “이 정도로 깨끗한 줄 몰랐다. 내가 직접 조사하지 않았으면 나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한 수사검사가 말할 정도로 나는 한보사건과 전혀 무관했다.
한편 검찰은 이성호에게 아버지와 이성호 자신을 구속시키고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위협하였다. 이에 이성호는 나에게 각종 청탁을 했었노라고 거짓진술하여 나는 한보가 아닌 별건으로 구속되었다. 알선수재와 조세포탈이 나에게 씌워진 죄명이었다.
검찰의 공소장 어디에도 그리고 재판부의 판결문 어는 한 구석에도 ‘한보’라는 두 글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한보로 시작된 ‘김현철 죽이기’는 이렇게 해서
한보와는 전혀 무관하게 나를 구속시키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출처 : 너무 늦지 않은 출발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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