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문제에 대하여 글을 쓰려다 갑자기 대하는 뉴스에 너무 놀라서 또 비대위에 대하여 쓸려고 한다.

쇄신이 아닌 분란만 일으키는 박근혜의 비대위가 드디어 적화의 함정에 빠져들었는지 굴레를 뒤집어썼는지 우파정당이 아님을 천명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정강에서 ‘발전적 보수’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라는 단어는 지난 2006년 개정된 한나라당 정강정책의 머리글 첫 문장에 쓰여 있다고 한다.

4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보수냐 중도냐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정당정책도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면서 보수 문구의 삭제를 주장했다.

보수라는 특정 이념을 지향한다고 못 박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위원은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상징인 ‘선진화’라는 단어도 정강에서 없애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애국우파 단체나 논객들 가운데서도 “보수”라는 용어를 쓰지 말자는 소리가 있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박근혜의 비대위가 보수 문구를 삭제하자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다.

즉, “우익”을 “보수”라고 하고, 좌익을 “진보”라고 하는 식의 보혁구도 용어는 우파에게 불리한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좌익들의 책략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우익 측에서는 아예 “좌우”식의 용어구도를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이다.

반면, 박근혜의 비대위가 주장하는 “보수 문구 삭제” 주장은 “선진화” 용어 삭제와 병행 해석할 때, 분명히 우파적 우월성을 져버리는 정체성의 문제이며,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좌파적 논리구조에 경도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좌익이 설정한 프레임 내에서 밖에 생각할 줄 모르며, 지금까지 비록 허우적거리긴 해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닌 우파정당의 성격을 버리고 좌파지향적 반역성향을 천명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26살 짜리 비대위원 이준석이 자신을 비판한 전여옥 의원에 대해 ‘배신자’라고 지칭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은 김근태, 이정희, 최재천 등 전·현직 의원”이라면서 “이걸 두고 나보고 종북좌파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지 않으냐”고 말한 데서 얼이 빠져도 한참 빠진 것을 느꼈지만, 비대위 산하 눈높이 위원회에 표철민(27) 위자드웍스 대표가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아주 훌륭한 사람인데 내가 연락을 했다”고 하자 표철민이 “현업에 집중하기 위해 자문위원에서 빠지기로 했다. 아직은 말하기보다 듣고 배울 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자문위원을 사퇴한데서 박근혜와 주변인의 사람됨을 말하고 있건만, 아직도 이들이 깨닫기에는 요원한가 보다.

이렇게 뒤통수 맞는 식으로 우롱당하고도 우파는 ‘그래도 나는 우파니까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할 텐가.

우파 표를 공짜로 취급하는 저들로부터 반대세력보다 못한 찬밥대접 받고도 지지하는 노예적 사고를 견지할 텐가.

좌익언론들의 바람몰이에 속아서 인구구성비율도 모르는지 아직도 투표장에 잘 나오지도 않는 젊은이 쫓느라 스스로 생각해도 말도 되지 않는 유치한 프로에 출연하여 노닥거리는 저런 저질인간에게 전생에 무슨 빚을 진 것처럼, 무슨 죄를 지은 듯이 지지해야 하는가.

이런 걸 진퇴양난이라고 해야 하나 교착상태라고 해야 하나?

정말 이런 교착상태를 극복할 과감한 변화를 주도할 인물은 없는 것인가, 아직 안 나오는 것인가?

쇄신을 주도하기는커녕 분란만 야기하다가 날 새는 이따위 박근혜의 비대위에 우리 미래를 맡겨야 하는 운명이 오지 않기를 빌 뿐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