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며칠 지나서 가 볼 생각이다. 그때는 좀 더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필자는 올해 10월 초에 ‘국력은 정신력이 아니라 동원력’이라는 글을 썼다.

동원력에 대하여 무슨 학문적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용어의 뉘앙스가 우익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시되어야 할 것 같아 강조했는데, 문득 10,26이 다가오고 보니, 올해 5월에 썼던 ‘박정희가 남겨준 유산은 역사적 병참자산’이 다시 기억나서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동원력 확충’ 측면에서 재조명 하고자 한다.

먼저 동원력과 경제력을 비교하고자 한다.

동원력은 경제력과 비례하나 일치하진 않는다.

동원력은 중농주의적 입장에서의 국력으로 볼 수 있는데, 평시에 경제순환에 기여하는 바가 다소 둔감하여 경제력으로 평가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전시에 실제 투입될 수 있는 국력이다.

경제력은 중상주의적 입장에서의 국력으로 볼 수 있는데, 전시동원물량 기준이 아닌 평시 경제순환에 의한 부가가치 가치창조 기준으로 볼 수 있는데, 실물보다는 무형의 것도 상당히 많다.

왜 동원력과 경제력의 구분이 필요할까?

그것은 국부를 추구하는 ‘평시유통체제’에서는 동원력은 경제력을 창출하는 밑바탕 역할을 하고 경제력은 동원력을 증가시키는 인센티브로 작용을 하는 등 상호작용을 하지만, 생존을 추구해야 하는 ‘전시징발체제’에서는 중상주의(경제)적 측면이 거의 역할을 못하고 중농주의(동원)적 측면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2차대전 때 정신력이라는 불확정 요소에 매달린 일본이 확정요소인 동원력의 부족으로 미국에 패하였고, 전후 80년대에 일본의 국부가 넘쳐나던 때에도 1인당 실질구매력이 미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서 경제력이라는 숫자놀음의 한계를 지적한 사례가 있었다.

그후 90년대에 들어서서는 독일 전체 상장주식의 가치가 일본 미쯔비시社의 주가총액에도 못 미친다는 데서 일본의 버블경제에 대한 우려가 표현되기 시작하였고, 덩달아 클라아크의 산업분류에 집착한 영국이 2차 산업인 제조업을 포기하고 금융업에 몰두한데서도 2등국으로 전락되어가는 징조를 읽을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의 버블붕괴에 따른 끝없는 추락과 진공청소기 빼고는 내세울 제조업도 없는 영국의 2등국화는 확연해진지 이미 오래다.

사실 시장경제가 ‘평시국부창출’ 측면에는 유리하지만, ‘전시국력동원’에는 불리한 면은 다른 데서도 나타난다.

일례로 시장경제국가에서는 브랜드 가치, 디자인 가치, 초상권, 지적재산권, 투기이윤 등 실물생산의 증가나 실용가치의 상승 없이 가치설정행위를 통한 가공된 부가가치에 의한 부의 창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반면, 사회주의국가에서는 이러한 무형의 허깨비 가치가 없다.

그래서 북한의 군사비 예산 20억불이 우리의 군사비 예산 100억불보다 무서운 것이다.

이렇게 동원력과 경제력을 고찰해 볼 때, 10.26 30주년을 맞이하여 과거 어려운 시절에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추구하여야 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어떻게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반드시 우리는 그분의 해법을 배워야 한다.

박 대통령은 Hirschman의 연관효과 개념에 입각하여 소수의 선도산업에 중점투자함으로써 이를 극복하였는데, 바로 그 선도산업이 중화학공업이었다는 점이다.

일례로, 제철소를 이용한 전방연관효과로 추진력을 일으키고, 자동차를 이용한 후방연관효과로 견인력을 유도함으로써 중간재 부문의 창업기반을 조성하여 민간부문의 발전을 꾀하였던 것이다.

즉 ‘전시국력동원’ 부문으로 ‘평시국부창출’을 견인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Ragnar Nurkse의 경제개발이론에 기초하여, 한계생산력이 0인 농촌의 잉여노동력을 산업에 투입함으로써 소득창출과 고용개선에도 기여하게 하는 동시에 직장예비군․향토예비군 제도를 통하여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인적자원구조를 구축하였던 것이다.

이미 행하여지고 나니 말이 쉬워서 ‘산업연관효과’, ‘한계노동력활용’이라고 떠들지만, 실제로 한번도 적용되지 않은 사례를 동원력과 경제력이라는 막중한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짊어진 시대적 상황에서 과감히 적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감동과 비전을 준 박정희 대통령의 혜안과 용기에 참으로 감탄할 뿐이다.

동원력과 경제력을 동시에 키운 지도자! 바로 박정희다.

2009년 10.26 30돌을 맞이하면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