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번호:3244 글쓴이: Paaran
조회:18 날짜:2003/09/19 00:32
.. 다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조금 전 진리수호님이 쓰신 글을 읽었습니다.
"회개하라" - 이 말이 가슴을 찌릅니다.
비열하고 천박해진 한국인을 탓하면서, 나에게는 회개할 것이 없었는가 ?
아니오. 아마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이, 남들에게 정직과 진실을 소리높여 외치면 외친 만큼, 그 이상으로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더 많은 회개와 진실을 요구하실 것입니다. 아, 두려운 분, 나의 하느님,
< 관상觀賞은 어두운 밤이다 > 는 말이 있습니다. 십자가의 성요한으로 불리우신 그 성인의 책의 첫 쪽에서
단지 이 一文 한 개를 읽고는 더 나가지 못하고 책을 덮었습니다.
관상觀賞 - 하느님을 생각함은 어두운 밤에서만 가능함이다 를 담은 그 文은 그 후로 두고두고 나에게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인생에 어두운 밤이 없었다면,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영혼이 허무의 구렁텅이에 그토록 가까이 가있음을 깨닫지 못했다면,
내어미는 하느님의 손을 거절하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오만하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나라에 어두운 밤이 왔습니다.
섹스와 축제와 蓄財가 해방과 진보인 양 기십년을 즐거워하던 오만한 이 나라에
어두운 밤이 내리고, 그 위에 비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생각하여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내가 왜 살아있는지 진정 살리움을 받을 가치가 있는 인간인지,
이 나라가 왜 살아있는지 정녕 존속할 가치가 있는 나라인지,
하느님과 인간 - 억압당하는 인간- 들앞에 겸손히 무릎꿇고
어둠의 비속에서 생각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하느님, 죄많은 이 나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대한민국 국민중에 가장 죄가 많으며
가장 천하고 가장 형편없으며
가장 비천한 몸이오니 먼지보다 못한 나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하느님, 죄많은 이 나라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당신의 자비가 크시오니,
당신의 자비를 다시 한번 일으키시어
지구 위에 가장 패악하게 굴었던 이 나라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바르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국가와 국민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하느님,
우리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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