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게임이 본격화 되었다.당초 야당은 고영구 국정원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여론에 힘입어 여당과 함께 만장일치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이것으로써 고영구를 설마 대통령이 임명하겠나 하는 판단으로 자신감이 충만했다.무엇보다 정보위원들이 한 목소리로 고씨임명에 반대한 것은 국익을 위한 차원이었음에 분명하다.과거 간첩석방 운동을 벌였던 고씨를 간첩잡는 국정원장에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여론 또한 반대의견이 많았고 일부 국민들은 천용택 전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잘했다는 격려까지 하였다.그러나 여.야의 반대와 국민여론의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고씨를 임명하였다.대통령의 주장에 따르면 물론 인사청무뇌에서 검증을 할 수는 있지만 국정원장의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이해 대해 가타부타 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대한 분명한 월권이라고 발언한 것이다.이에 한나라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깨뜨리는 발상이라고 반발하였고 대통령이 한 발언 중에서 인신공격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과거에 말 잘들어서 해먹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었다.문제는 또 있었다.대통령이 언급하기를 인사청문회에서논리적으로 답변하면 어디서 말대꾸를 하냐고 하면서 어린아이 꾸중하듯이 다그치고 모욕적인 언사를 한다는 것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져있었다.과거 80년대 후반 청문회에서 대통령은 고 정주영 회장에게 모욕적이고도 고함에 가까운 언성으로 몰아부쳤고 전직 대통령이 증언을 빨리 끝내려 하자 명패를 던진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를 야당은 집요하게 따지려 들었다.
한 마디로 야당과 대통령의 파워게임이 불붙은 것이다.야당은 수적 우세로 정국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였고 대통령은 대통령 나름대로 국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비민주적 비이성적 사고관을 드러낸 것이다.야당은 국정협조 불가를 외치며 투쟁에 나설 태세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고영구 국정원장 카드를 고집해서는 안 되었다.그러나 대통령이 미숙한 것인지 아니면 고도의 전술을 쓰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개혁이 더 중요하다는 전제아래 고영구 카드를 밀어붙인 것은 어느 정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결단력 하나로 야당을 무마하며 인사를 강행한 것은 절대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계획된 고도의 전술인 것이다.그것은 국민여론의 비판과 야당의 비판 심지어 민주당 내 구주류의 반발까지도 무릅쓴 것이기에 무언가 대통령이 후에 정국운영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하나의 포석으로 볼 수가 있다.야당또한 여기에서 밀리면 앞으로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대통령과 청와대에 완전히 빼앗기며 끌려다닐 위험이 있다.그래서 일단은 맞불을 놓으며 투쟁을 선언하고 4.24 재.보선의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태세인 것 같다.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대통령과 야당의 신경전은 단지 하나의 현상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지금 대통령은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다.단지 언론상에는 미숙함과 비이성적이고 비민주적인 대통령의 고집만이 드러나고 있지만 철저한 각본에 의해서 후에 재창당 혹은 총선까지 겨냥한 수가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측을 하게한다.쉽게 말해 의도된 포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본 의도가 무엇이건간에 일단 명분상으로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명분을 포기하고 실리를 택한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비록 야당과 국민의 반발이 예상되더라도 자신의 구상대로 정국운영을 하여 위기를 정면으로 꿰뚫고 나가겠다는 대통령의 뚝심이 보인다.대통령은 때로 엉뚱하고 엉성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그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국민과 당원들을 상대로 한 허허실실 전법이 결국은 승리했기 때문이다.그는 이미 이인제와 이회창이란 큰 벽을 넘어서버린 사람이다.아마 대통령은 속으로 이번엔 야당이라는 험난한 벽과 국민들의 정서까지도 제압하겠다는 강한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들을 무시해 버리고 비난을 사면서까지 강하게 나오는 것은 무슨 꿍꿍이 속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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