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한나라, 6월 임시국회서 사학법 벼른다
오는 3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세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6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선거 승리로 탄력받은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이하 사학법) 개정안에 거센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이 예상돼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이미 승세를 잡고 있던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의 바람을 타 이미 지방선거는 "끝났다"는 분위기다. 특히 박대표 피습사건으로 인해 보수세력의 결집이 최고조에 올라 한나라당의 '재개정 논란'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4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주장이 여론에 외면됐었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지지도 상승과 보수세력의 결집으로 인해 6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논란이 자칫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어렵게 통과된 사학법 개정안에 반발한 한나라당이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며 개정안 반대 투쟁을 벌였고, 이후 재개정 논란으로 임시국회를 파행으로 몰았던 것에 비추어, 지방선거로 탄력받은 한나라당의 '제동'은 '명약관화'하다. 실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지난 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재개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박대표는 오는 6월 임시 국회 때 사학법 재개정 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사학법 논란'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사학법 개정안에 '흠집'이 생길 것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며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사학법 재개정 가속화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 재개정 논란에서의 핵심 쟁점은 '개방형 이사제'이다. 개방형 이사제란 그동안 주로 친인척 관계로 구성돼 있던 이사회 구성원의 4분의 1 이상을 외부 인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하는 것이다. 외부 인사는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에서 2배수를 추천하면 그 중에서 학교법인이 선임하도록 규정돼 있다.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 자체를 극렬히 반대했다. 또 도입되더라도 절차와 규정은 정관에서 정하고, 이사의 숫자나 그 추천권은 누구에게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된 사학법에서는 교수, 학생, 직원 등의 대표들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에서 이사회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개방형 이사를 추천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시행도 되지 않은 사학법에 또 한 번 한나라당은 '등(等)'자를 넣어 개방형 이사제 추천을 누구나 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재개정 주장을 일축하고 예정대로 7월 1일 시행령을 가져갈 것을 밝히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지난 4월 27일(목)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는 '독도의 주권이 대한민국 등에 있다'와 다르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렇게 추천제한을 풀어주는 것은 개방형 이사가 학교 이사회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어용이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과 같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역시 한나라당이 제시한 사학법 재개정은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 2일(화)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나라당의 재개정요구에 대해 "사학법 재개정이 안되면 국회를 '올스톱'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국회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재개정하자고 제시한 법안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사학법 개정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교육계는 지적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은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대학평의원회를 심의기구에서 조언을 구하는 자문기구로 격하시킬 것을 주장했고, 교원의 노동운동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하자는 등 '이전의 사학법으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는 교육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사립학교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박경양씨는 "최근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사학의 부정부패를 막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부패사학과 한나라당이 손을 잡고 이를 막고 역행하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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