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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공의 땅장사와 안방 돈잔치

[사설]

올해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1위에 오른 토지공사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동산 경기에 편승한 땅장사로 거액의 이익을 남겼음은 물론 이 돈으로 콘도 구입, 직원 증원 등 방만 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전ㆍ현직 간부들이 택지 및 상가 분양권(딱지) 불법 매입에 연루되는 등 직접 땅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할 말을 잃게 한다. 서민 주거안정을 빌미로 토공과 토공 직원들의 배만 불린 꼴이다.

토공의 땅장사는 새삼스럽지 않지만 도를 넘는다는 데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토공은 지난 2001년부터 5년간 택지개발사업에서만 무려 11조1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1억원짜리 서민 아파트 11만채를 지을 수 있는 돈이다.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기 시작한 2001년 한 해 동안의 이익규모만 3조원에 육박하는 등 연평균 2조2300억원을 벌어들였다. 집 지을 땅을 싼 값에 공급해야 할 토공이 서민 상대의 땅장사로 오히려 폭리를 취하고 분양가 인상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뿐만이 아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작년 말까지 18억원을 들여 모두 65개의 콘도 회원권을 사들이고, 2001년 1700여명에 그쳤던 임직원 수를 지난 5월 말 현재 2600여명으로 불린 것은 아무래도 공기업 혁신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택지개발사업으로 번 돈으로 안방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게다가 경기 파주 교하 및 화성 동탄 신도시 택지개발과 관련, 전ㆍ현직 토공 간부 10여명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딱지를 사들이고 가짜 상가조합 결성 등 투기의혹을 받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이러고도 14개 공기업 평가에서 1위를 하고, 그 공로로 직원들에게 500%, 사장에게 200%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알 수 없는 일이다. 토공으로선 개성공단 등 국책사업의 차질없는 수행과 전 직원 연봉제 실시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겠지만 이런 구태가 지속되는 한 저급의 땅장사 굴레를 벗기 어렵다. 이제 그런 꼬리표를 떼고 민간 건설업체와 다른 서민 주거안정이란 설립목적에 충실하고 무엇보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당당하면서 경영합리화를 추구하는 토공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정부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폐합하는 등 경영효율을 위한 공기업 구조조정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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